17일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 피서객들이 막바지 피서철을 즐기고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이 폐장을 이틀 앞둔 가운에 기록적인 폭염에 이어 집중호우까지 이어지는 등 기상변수 탓에 피서객들의 발길이 줄면서 상인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폭염이 주춤해진 17일 오후 강릉 경포해변에는 막바지 피서철을 보내기 위해 모여든 피서객들이 눈에 띄었다.
파라솔 군데군데에서 피서객들은 삼삼오오 모여 물놀이를 즐겼고, 일부는 모래사장 위에서 공놀이를 하며 더위를 떨쳐버리고 있었다.
인천에서 친구와 놀러 왔다는 장서원(여.28)씨는 "폭염이 한참 지속될 때는 너무 더워 집에서 에어컨만 틀어놓고 지냈는데 날씨가 조금 풀려서 놀러 왔다"며 "생각보다 안 덥고 날씨가 좋아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때 이른 폭염에 집중 폭우까지 겪어야 했던 인근 상인들은 마음고생을 하고 있었다.
경포해변 인근 횟집에 점심시간임에도 손님이 한 테이블밖에 없다. (사진=유선희 기자)
경포해변 근처에서 5년 동안 횟집을 운영했다는 노창근(60)씨는 "올해는 날씨가 너무 뜨거우니까 사람들도 다 집에 있는지 관광객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매출은 거의 반 토막이 났다"고 토로했다.
인근에서 또 다른 횟집을 운영하는 김창훈(46)씨 역시 "비가 와야 할 때는 오지 않고, 오지 말아야 할 때는 너무 많이 쏟아졌다"며 "KTX 개통으로 손님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날씨가 변수였다"고 속상해했다.
또 "테이블이 40~50개 정도 있는데 꽉 채워서 손님을 받은 지가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물거릴 정도"라고 전했다.
해수욕장 폐장을 이틀 앞둔 가운데 한 횟집은 점심시간임에도 손님이 없어 텅텅 비어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실제 이날 오후 취재진이 찾은 인근 상가들은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곳곳이 텅텅 비어 있었다.
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개장한 동해안 6개 시·군 93개 해수욕장의 누적 방문객은 지난 16일을 기준으로 1793만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082만여 명보다 13.9%나 감소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속초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피서객들이 39.0%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으며 동해 26%, 삼척 21.3%, 고성 15.9%, 양양 12.0% 순서로 감소했다.
반면 강릉은 KTX 개통 효과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7% 증가했다.
피서객 집계는 동해시는 무인계측법을 이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시·군은 차량대수를 위주로 표본구역에서 피서객 수를 계산하는 추정법을 사용하고 있다.
도 환동해본부 관계자는 "올해는 폭염에다 집중호우, 그리고 높은 파도까지 겹치면서 관광객들이 해수욕장을 이용하는데 제약이 있었다"며 "개장 기간이 19일까지인데 피서객 유치 목표 2500만 명 달성은 힘들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