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숙이 우승을 확정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이제 남현희 언니를 위해 단합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플뢰레 결승에 오른 전희숙(34·서울시청)의 어깨는 무거웠다. 대회 2연패 도전의 중압감뿐만 아니라 16강전에서 맞붙은 선배 남현희의 몫까지 해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전희숙은 보란듯이 이겨냈다. 20일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푸이팅(중국)에 8대3으로 승리하고 한국 펜싱의 대회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전희숙에게 막판 고비가 찾아왔다.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다 보니 손에 물집이 많이 잡혔다. 경기 시간을 1분 남짓 남기고 메디컬 타임을 요청, 응급 치료를 했다. 이때까지 3대3 균형이 팽팽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전희숙은 막판 점수차를 몰아쳐 순식간에 경기를 압도했다. 그 결과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희숙은 남현희를 비롯해 여자 플뢰레 대표팀 선수들을 떠올리며 더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자신과의 승부 때문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남현희가 단체전에서 역대 아시안게임 개인 최다기록인 7번째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돕겠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전희숙과의 일문일답.
▲우승 소감은?
=정말 꿈만 같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온 것 같아서 뜻깊다. 한결 같이 저희 어머니가 아직까지 기도하고 계시는데 너무 감사드린다. 그래서 더 간절했다. 1등 해서 단체전 대진이 좋게 나와서 너무 뜻깊고 너무 감사드린다.
▲부상 이후 승기를 잡았다
=손에 물집이 너무 많이 잡혔다. 신경이 쓰이다 보니까 한 타임 쉬면서 재정비했고 집중하게 됐다. 좋은 계기가 됐다. 워낙 파워 펜싱을 하느라 물집이 많이 잡혔다. 남은 단체전 있으니까 거기에 올인해서 2관왕하고 싶다.
▲남현희의 응원을 들었나
=여자 플뢰레 선수들의 목소리가 너무 간절히 들렸다. 너무 감사한 나머지 여기서 정신줄 놓으면 안될 것 같아서 정신줄 놓지 않고 끝까지 뛰었다. (남)현희 언니도 7번째 금메달 기회가 남았으니까 최초의 기록 세우도록 최대한 열심히 하고 저도 단합해서 열심히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