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서 판매되는 휴대용 선풍기에서 높은 전자파가 검출됐다는 조사결과가 공개된 가운데 전자파에 대한 국내기준도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0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시중에 판매되는 휴대용 선풍기 13개 제품을 측정한 결과 12개 제품에서 평균647mG(밀리가우스)에 달하는 전자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전자파 측정기와 휴대용 선풍기를 1CM 가량 밀착시켜 측정해본 결과 13개 제품 중 12개 제품에서 평균 281mG의 전자파가 검출됐고 그 중 4개 제품에선 정부의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인 833mG을 초과한 1020mG의 수치가 검출됐다.
이 같은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은 고압송전선로 밑에서 발생되는 전자파가 15mG 보다 56배나 높은 것이다.
833mG에 불과한 한국의 전자파 인체 보호기준 수치가 너무 느슨하다는 것이다.
한국과 달리 유럽과 미국에선 전자파의 유해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해 규제기준을 2~10mG로 낮게 설정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 또한 3~4mG의 전자파가 소아백혈병 발병률을 2배 높인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박동욱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학계에서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834mG라는 수치는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수치는 맞다"며 "불과 3~4mG 정도의 전자파가 일부 성인들에겐 만성적인 불면과 집중력 저하, 우울증세를 나타낼 우려도 있다"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부랴부랴 휴대용 선풍기의 전자파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과기정통부의 실태조사 발표에도 관계당국의 대처가 사후 약 방문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박 교수는" 유럽이나 미국등 선진국 국가들은 사전에 유해성을 차단하는 사전주의 문화가 있지만, 한국은 아직 이런 원칙이 발달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