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류사회'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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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고층 빌딩숲 사이, 현대판 신분상승을 향한 거침없는 욕망이 휘몰아친다. 배우 박해일과 수애 주연의 영화 '상류사회'가 베일을 벗었다. 영화 '주홍글씨' 이후 9년 만에 단독 연출작으로 돌아온 변혁 감독은 과연 명예와 부를 향한 준상류층의 욕망으로 관객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변혁 감독은 2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상류사회'에 대해 "우리나라, 특히 서울이 갖고 있는 상승하려는 역동적인 에너지가 있다. 조금 더 높은 곳을 향해 달려가는 것이 긍정적일 때는 나은 미래가 되지만 지나치면 탐욕이 된다"라며 "잘 몰라서 꿈꾸기도 하지만, 잘 알아서 너무도 갖고 싶은 사회를 다루면서 우리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영화를 소개했다.
지금까지 상류층의 '막장'스러운 추악한 일면을 다룬 영화는 많았다. 대표적으로 영화 '돈의 맛', '하녀' 등이 있지만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받으며 흥행에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아니다.
변혁 감독은 기존 영화들과의 차별성에 대해 "상류층 자체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그것을 향해 가는 사람들의 태도에 관심을 갖자는 게 중심이었다. 그 사회가 어떻게 이뤄져있는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지만 왜 거기에 우리가 가고 싶은가를 다룬게 첫번째 이야기다. 그리고 이미 2등, 3등하는 사람들이 1등이 되기 위해 더 올라가려고 하는 욕망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중심인물은 장태준과 오수연, 상류사회로의 진출을 꿈꾸는 이들 부부다. 촉망받는 교수 장태준은 정계로 나갈 기회를 잡고, 부관장인 오수연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미술관 관장이 되고자 노력한다.
장태준 역을 연기하는 박해일은 "장태준은 굉장히 다채로운 인물이다. 장태준의 대사 중에 '선을 넘었다'는 말이 있는데 그 '선'이라는 것이 장태준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궁금했던 지점이었다. 아내인 오수연 캐릭터와도 다르다. 더 깊이까지 들어갈 수 있는 인물이 오수연이 아닌가 싶다. 부부이기 때문에 한 명 정도는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하는데 그게 장태준의 입장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영화 전반을 흐르는 '욕망'이라는 소재에 대하서는 "태어날 때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존재다. 일상적으로 쓰이지 않는 말이지만 어릴 때는 배고파서 울지 않나. 그런 자잘한 욕망부터 시작해서 성인이 되어서도 성공하고 싶고, 출세하고 싶고 그런 욕망이 생긴다. 그런 걸 드러내놓고 표현하는 건 처음이라 기대감과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오수연 역의 수애는 "두 사람이 욕망을 향해 달려가지만 위기에 봉착했을 때 도망가지 않고 당당히 맞서는 그 모습이 매력적이었다. 또 수연의 모습이 여성으로서 멋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물론 내가 미술 관련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많은 상의를 거쳤고, 작품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촬영했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특히 두 사람은 영화 속에서 일반적인 부부관계가 아니라 끈끈한 동지애로 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관계를 보여준다. 이들 관계 형태는 '부부'보다는 '파트너'에 가깝다.
박해일은 "부부가 사는 안방 공간에 트윈 침대가 있는 것도 독특했고, 각자 직업이 전문직이다보니 한 목표를 향해 동지처럼 가는 부부의 느낌을 받았다. 특이한 관계의 모습이었고, 더 친구처럼 대하게 되더라.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대사의 느낌이 편했다. 그런 부부가 위기를 겪은 후, 욕망에 책임을 지고 마무리한다는 감독님의 생각이 좋았다. 물론 그걸 풀어낸 것은 감독님의 방식대로 한거다"라고 편안한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수애 역시 "나도 독특한 부부관계라고 생각했다. 촬영 시작하기 전에는 동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촬영을 끝내고 나서 보니까 세상에서 가장 내 편이고, 내 민낯을 보여줄 수 있는 남편이 아니었나 싶다. (박해일이) 굉장히 따뜻하다. 우리가 회식이 많아 가까이 지켜 볼 시간이 많았는데 현장에서는 또 친구같이, 오빠같이 대해주셔서 즐거웠다"라고 화답했다.
영화 '상류사회'는 오는 2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