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8월 22일 (수)
■ 진 행 : 대도서관
■ 출 연 : 이영주 교수(시립대 소방방재학과)
◇ 대도서관> 어제 오후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전자제품 제조회사 세일전자 공장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불은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퍼졌고요. 9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을 당했습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프링클러나 화재경보기 같은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거 아니냐 이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전문가와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영주> 안녕하세요.
◇ 대도서관> 어제 저녁 화재 소식에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 하셨을 텐데요. 기사를 보니까 공장 4층 천장에서 처음 불이 났다고요. 오늘 현장감식도 시작했다는데 화재 원인이 나왔습니까?
◆ 이영주> 오늘 오전부터 합동감식이 진행되고 있는데 생각보다 조금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에요. 그래서 아마 내일까지 계속 진행을 한다고 현재 밝힌 상황인데요. 지금 합동감식팀은 지금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고 있는 4층, 중앙부 패널 검사실 이쪽을 중심으로 해서 현장감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아마 내일 정도쯤이면 대략 어느 정도 화재 원인이라든지 피해 확대 요인 이런 것들에 대한 파악은 가능할 것으로 지금 예상하고 있습니다.
◇ 대도서관> 그렇군요. 그런데 어젯밤에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어떤 분께서 본인이 화재에서 탈출한 사람이라고 밝히면서 공장 신축하고서는 빗물이 생겼는데 그게 합선을 일으켜서 사고가 난 것 같다고 했거든요. 실제로 그랬을 가능성도 있을까요?
◆ 이영주>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4층 천장부에서 최초 발화가 되었다 이런 진술들이 있는데요. 이런 내용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천장 상부 그러니까 실링 상부에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요인 중에 전지적인 요인, 이런 부분들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다만 천장 내부에서 전기적 요인이 화재 원인이 발생한 게 누수에 의한 합선인지 이거에 대한 여부는 조금 더 자세한 현장감식 결과를 봐야지 될 것 같거든요. 실제로 누수가 발생을 했다고 하더라도 반드시 이것이 합선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쉽게 단정하기는 조금 이른 것 같습니다.
◇ 대도서관> 화재 원인뿐 아니라 불길을 키운 원인에 대해서도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더라고요. 먼저 샌드위치 패널로 된 공장 구조가 문제였다 이런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이 샌드위치 패널이라는 게 도대체 뭡니까?
◆ 이영주>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사실 벽체와 단열재가 복합돼서 하나의 판으로 형성된, 패널로 형성된 건축자재인데요. 이전까지 매우 실용성이 높은 재료라서 많이들 사용을 하고 있는데요. 쉽게 설명드리면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과 같은 단열재, 심재가 들어 있는 판넬 형태로 되어 있는데 이게 마치 샌드위치처럼 형태가 돼 있다고 해서 샌드위치 패널로 많이 불리고 있는데요.
사실은 건축에 기능적으로는 시공성이라든지 단열성, 경제성 이런 측면에서는 매우 우수한 이런 재료이기 때문에 사실 창고라든지 간이건축물 또 혹은 공장 이런 데는 굉장히 많이 사용을 하고 있거든요. 다만 이런 좋은 건축적인 우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화재에 굉장히 취약한 이런 재료로 이렇게 지금 인식되고 있는데요. 이게 사실은 샌드위치 패널 안에 스티로폼 심재에 불이 붙는 경우에 굉장히 빨리 연소가 되고 유독가스도 굉장히 많이 발생을 하고 또 철판으로 바깥이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물을 뿌려도 그 안쪽에서 난 불을 끄기가 굉장히 어려운 이런 화재에 취약성이 있습니다.
◇ 대도서관> 청취자 분들도 그런 게 불에 잘 타는 재료라고 하는데 그게 불법은 아닌가요, 그걸 쓰는 게?
◆ 이영주> 그게 실제로 이전까지는 이러한 건축적 우수성 때문에 상당히 많이 사용이 되어 있었고 합법적으로 사용이 돼 왔었습니다. 다만 이제 샌드위치 패널로 인한 화재에 화재 확대로 인한 피해가 커짐에 따라서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샌드위치 패널의 사용에 대한 제한이라든지 또 이 심재에 대한 가연성 재료에 대한 제한이라든지 지금 규제를 강화해서 하고 있는데요. 다만 이전에 이런 법규가 강화되기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들은 여전히 심재 부분이 굉장히 잘 타는 소재로 되어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거죠.
(사진=인천소방본부 제공)
◇ 대도서관> 알겠습니다. 그런데 교수님 불이 나서 신고가 접수된 뒤 4분 만에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을 했어요. 그렇게 빨리 도착했는 데도 이 불길이 많이 번진 상태라고 했거든요. 이게 아무래도 그것 때문에 불이 그렇게 빨리 번졌을까요.
◆ 이영주> 제가 보기에는 물론 샌드위치 패널로 연소 확대가 되면서 빠르게 또 연기가 많이 났던 것들은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정황으로 보면 4분 이내에 출동을 했을 때도 이미 화염이 확산이 됐다면 아마도 제가 보기에는 신고하는 또 아니면 재직자들이 화재 상황을 인지한 시점에 이미 천장 내부에서 상당 부분 화재가 진행이 됐었던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래서 이미 인지해서 신고한 시점에는 많은 부분에 연소가 이루어져서 굉장히 많은 유독가스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확대된 그런 상황이었을 걸로 이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 대도서관> 아니, 방화문이 제대로 기능을 하든지 아니면 스프링클러가 나오든지 이래야 되는데 거의 작동을 하나도 안 한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습니까? 화재 경보기도 안 울렸다는 것 같던데.
◆ 이영주> 지금 거기 현장에 계셨던 분들의 말에 의하면 스프링클러가 터지지 않았다는 말씀들을 하고 계신데요. 그런데 이 스프링클러의 작동 여부는 진행 중인 현장감식을 통해서 충분히 확인이 가능하거든요. 왜냐하면 헤드가 실제로 개방이 됐느냐 혹은 알람밸브의 개폐 상태라든지 또 수원이 얼만큼 남아 있었는지 이런 것들을 확인해 보면 스프링클러가 터졌는지 이런 것들은 확인할 수가 있을 거예요.
다만 이제 일반인 분들께서는 스프링클러가 불이 나면 건물 전체에 모두 작동을 하고 물이 쏟아진다라고 생각을 하시지만 실제로는 발화부 주변, 불이 나서 발화부 주변에 스프링클러가 반응을 했을 때, 물이 쏟아지기 때문에 혹시라도 이런 목격자분들이 이런 것들 때문에 오해를 하셨을 가능성도 있거든요. 이런 부분들 조금 더 면밀하게 봐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그다음에 화재경보기가 울렸냐 안 울렸냐도 실제로 수심반을 확인해 보면 작동한 시간이라든지 작동 여부로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은 정확하게 화재감식이나 현장조사를 통해서 규명이 될 거고요. 방화구 얘기라든지 방화문에 관련된 부분들은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대도서관> 오늘 화재사고 유족분들께서 4층 건물에 인화성 물질인 시너가 있어서 불길이 더 빨리 번졌다는 의혹을 제기하셨어요. 이 공장이 인쇄회로기판을 만드는 곳인데 그 기판을 시너로 닦으면 더 깨끗하게 닦이는 모양이에요. 그래서 지금 세일전자 측에서는 시너를 쓰지 않았다고 하고 있기는 한데 이 부분에 대한 의혹도 밝혀져야겠네요.
◆ 이영주> 다만 공장 내에서 공정상 필요로 해서 시너를 쓰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고 단정하기는 좀 어려우세요. 다만 이러한 인화성 물질을 취급하고 사용하면서 피해야 될 안전조치라든지 또 이런 인화성 물질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이런 것들은 좀 더 꼼꼼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 대도서관> 작년에 세종병원, 요양병원에서도 큰 화재사고가 있었죠. 왜 자꾸 이렇게 반복이 되는 걸까요?
◆ 이영주> 실제로 사실 건축물에서의 화재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한 유형이 반복되거든요. 사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새로운 발화 요인이라든지. 아니면 독특한 발화요인이 새롭게 생겨나는 게 아니라 대부분 반복되거나 혹은 겹쳐지면서 더 큰 화재로 이어지는 이런 상황들인데요.
대부분 이런 대형 화재가 발생을 할 때마다 화재 안전에 대한 제도도 강화하고 관리 기준도 강화를 하지만 사실 이런 것들은 이미 지어진 건축물에는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이미 지어진 건물들은 계속 그런 위험성을 안고 사용하는 거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렇게 사용하다가 불이 나면 이전에 이런 유사한 형태의 건물에서 불이 났었는데, 이런 요인 때문에 그때 사람이 많이 죽었는데, 이런 것들이 반복되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 대도서관> 대책을 계속 마련하겠다, 마련하겠다 해도 이미 지어진 건물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군요. 이게 지원을 한다던가 이런 방법은 없을까요.
◆ 이영주> 그래서 사실은 재발방지 대책 이런 것들이 사실 대부분 규제강화로 이어지고 이게 대부분 신축 건물에 어떤 성능 강화로 이어지는데요. 지어진 건축물, 이미 사용되고 있는 건축물들 특히 이제 노후화된 건축물이나 아니면 지금 현재 시점에 강화된 기준이 적용 안 된 성능 자체가 떨어지는 이런 건축물들이 사실 위험한 거거든요. 그리고 사실 이럼 기존의 건축물들을 어떻게 안전하게 할 것이냐라는 것들에 대한 고민 그리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인데요.
그래서 지금 현 정부에서 대천이라든지 밀양 화재 이후에 기존 건축물의 화재안전성능을 향상할 수 있는 어떤 제도라든지 지원 방안에 대한 많은 고민과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지금 현재는 화재 위험도가 높은 건축물들 보강하고 지원하는 이런 사업들을 조만간 시행할 것으로 그렇게 예상이 되는데요. 이런 것들이 실제로 실효성이 있다면 좀 더 확대할 그런 필요가 있겠습니다.
◇ 대도서관> 청취자분 중에 이름은 90일 단위로 님께서 빨리 지으면 그만큼 돈이 적게 들죠 이러면서 이게 뭔가 빨리 짓는 행태에 대해서 비판하셨네요. 생명이 우선시되는 한국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청취자분들께서 반응을 하고 계십니다. 아울러 화재원인도 밝혀지고 재발 대책도 제대로 마련됐으면 좋겠네요. 교수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영주> 감사합니다.
◇ 대도서관>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이영주 교수였습니다. 사고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으신 분들과 유족 분들께 위로의 말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