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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대화 복귀한 민주노총…'유종의 미' 거둘까

경제 일반

    사회적 대화 복귀한 민주노총…'유종의 미' 거둘까

    '최저임금 개악'에 사회적 대화 보이콧했던 민주노총, 복귀 수순 밟아
    노동의제는 물론, 우경화 시작된 文 정부 경제정책에 쓴소리 역할 할까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

     

    민주노총이 복귀를 최종 확정지으면서 사회적 대화가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가운데 향후 민주노총의 행보가 주목된다.

    민주노총은 22일 2018년 2차 임시중앙위원회를 열고 노사정대표자회의 복귀 방침을 포함한 올해 하반기 사업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민주노총은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투쟁과 교섭을 병행추진한다"는 기조로 노사정대표자회의 복귀 결정과 함께 정부에 신뢰회복 조치를 위한 노-정 교섭을 병행 추진하기로 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노사정 대표자회의와 산하 의제별 위원회에 참가해 노동계 입장을 대변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월 첫 상견례 당시 노사정대표자회의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 1월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가해 8년여 만에 사회적 대화에 복귀했지만, 5월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하는 법 개정을 강행한 데 반발해 모든 사회적 기구을 불참했다.

    당시 한국노총도 민주노총과 함께 사회적 대화 보이콧을 공동 선언했지만, 지난 6월 더불어민주당과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정책협약을 체결하고 먼저 사회적 대화에 복귀한 바 있다.

    민주노총의 복귀로 지난 4월 이후 중단됐던 노사정 대표자회의는 다음 달 중순 무렵 4차 회의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하는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10월 정식 출범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기 위한 임시기구인 노사정대표자회의는 사실상 4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귀 여부를 오는 22일 중앙위원회와 10월 열리는 정책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양대노총과 대기업 중심의 사용자 단체만 참여했던 기존 노사정위원회와 달리 비정규직과 여성, 청년,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도 참여하는 데 의의가 컸다.

    정작 노동계의 양대 축 중 하나인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지난 6월 관련 법이 통과되고도 출범하지 못했던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민주노총이 참여한다면 '완전체'로 출범할 수 있게 된다.

     

    사회적 대화에 복귀한 민주노총 앞에는 우선 이미 활동중인 의제별위원회 논의가 놓여있다.

    이미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가 '취약계층의 소득보장 및 사회서비스 강화'에 합의한 가운데 정부 국정과제인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이나 이와 직결된 전교조 법외노조 철회 문제, 업종별 고용 대책 등 현안 해결이 시급하다.

    또 공공운수노조와 보건의료노조가 노동계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던 국민연금 제도 개편 등도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민주노총이 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사회적 대화에 복귀한 민주노총이 최근 잇따라 '우경화'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정부 경제·고용·노동정책에 대해서도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도 주목된다.

    최근 고용 관련 통계 수치가 악화되자 보수 야당·언론은 물론, 정부 각료와 여당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소득주도성장 정책방향에 대해 '속도조절'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지난 19일 긴급 당정청 회의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장하성 정책실장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인식차를 드러내 논란에 휩싸였다.

    이틀 뒤인 지난 21일에도 김 부총리가 국회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을 '정책 수정' 대상으로 꼽자, 다음날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동의할 수 없고, 동의해서도 안된다.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집권 중반기를 맞이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이 분수령을 맞은 가운데. 민주노총의 복귀가 소득주도성장이 계속 추진될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양대노총 위원장의 비공식 면담. 같은 날 오후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과 고용노동부 김영주 장관이 노정협의를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는 불발에 그쳤다.

     

    다만 일각에서는 민주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귀에 대해 '만시지탄'의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 경제정책이 우경화되는 가운데 민주노총이 제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면서도 "뚜렷한 복귀 명분을 마련하지 못한 약점 탓에 충분한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할까 걱정스럽다"고 염려했다.

    이어 "예를 들어 지난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복귀를 요청했을 때 복귀했다면 복귀 명분도 얻고, 최저임금을 중심으로 대화를 이끌면서 더 좋은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라며 "지금은 고용 개선 대책이 주요 화제거리인데, 민주노총의 입지가 좁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국노동사회연구소 김유선 선임연구위원은 "예컨대 현재 불거진 국민연금 논란의 경우 개별 사업장이나 산별노조 단위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좀 더 일찍 대화를 재개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지금이라도 논의에 참여하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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