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기획재정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사진=자료사진)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미묘한 신경전을 거두고 일치된 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완벽한 팀워크'를 주문했는데도 엇박자 논란이 지속됐던 가운데, 장 실장과 김 부총리가 나란히 국회에 출석하면서 둘의 '말'에 상당한 관심이 쏠렸었다. 장 실장과 김 부총리는 작심한 듯 입을 맞추고 혼선으로 비칠 수 있는 말은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 실장과 김 부총리는 22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김 부총리는 미리 회의장 안에 앉아있던 장 실장에게 다가가서 오른 팔을 붙잡으며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건넸다.
장 실장은 마시고 있던 물을 내려놓으면서 일어나 김 부총리를 반겼고 둘은 웃으며 몇 초간 대화를 나눴다. 엇박자 논란을 인식한 듯한 모습이었다.
이후 이어진 질의에서는 장 실장과 김 부총리가 소득주도성장 등에서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장 실장이 김 부총리와 "호흡이 잘 맞는다"고 강조하는 모습이었다.
장 실장은 "김 부총리와 경제 인식에 대한 차이가 있냐"는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의 질문에 "큰 틀에 대해서는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방법론, 즉 경제정책을 놓고 의견의 차이가 있는 경우도 분명히 있었다"면서 "당연히 사회 현상을 보면 다양한 시각이 있을 수 있고, 사회현상에 대한 진단도 다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장 실장은 "일단 정책을 선택한 이후에는 (김 부총리와)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하지 않았다"며 "현재까지는 매우 호흡을 잘 맞추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고 했다.
장 실장은 김 부총리가 맡고있는 혁신성장에 대해서도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은 뗄 수 없는 관계"라며 "분리해서 보는 시각자체가 매우 잘못된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소득주도성장을 맡고 있는 자신과 혁신성장의 책임자인 김 부총리가 상호보완적 관계라는 것이다.
그는 김 부총리에 대해 "정책 집행은 전적으로 부총리 중심으로 경제부처에서 하는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또 "분명히 말씀드린다. 지금 경제사령탑은 당연히 김 부총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부총리도 이날만큼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삼갔다. 김 부총리는 바로 하루 전인 21일 국회 기재위에 출석해 근로시간 단축을 시장 상황에 맞게 개선한다는 속도조절론을 펴면서 장 실장과 입장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또 다시 나왔다.
김 부총리는 이때 또 장 실장을 '청와대 스탭'으로 비유하고 경제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고 해 미묘한 신경전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팀에게 "완벽한 팀웍으로, 직을 건다는 결의로 임해달라"고 주문한 후였지만 김 부총리는 "연말에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던 장 실장의 예측에 대해서도 "그렇게 희망하는 분들의 얘기"라고 했었다.
그러나 이날 김 부총리는 "두 정책은 보완할 일로, 어느 하나만 가서는 안 된다"며 장 실장과의 상호보완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소득주도성장정책은 정부 내에서 세제 혜택 등 재정적 지원을 해야 하는 문제이고, 혁신성장정책은 규제완화 측면에서 법개정 등 제도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언급하고 "한 쪽만 강조하는 흑백논리적인 접근을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도 밝혔다.
청와대는 꾸준히 장 실장과 김 부총리간 엇박자 논란을 잠재우려는 모습이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정말 빛 샐 틈이 없이 소통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두 분이 숨소리만 달라도 견해차가 있다고 기사화가 되고 있다"며 불화설에 부담섞인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