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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용 꿈 꾸었죠" 굵은 빗줄기 뚫고 금강산으로

통일/북한

    "간밤에 용 꿈 꾸었죠" 굵은 빗줄기 뚫고 금강산으로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2회차 행사를 하루 앞둔 23일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방북교육에서 홍영식(67)씨가 이산가족상봉 영상을 시청하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홍영식씨는 이번 상봉에서 북측 외삼촌 김정룡(87)씨를 만날 예정이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굵은 빗줄기도 그리운 가족을 향한 이산가족들의 발걸음은 막지 못했다.

    이산가족 2차 상봉단 81가족 326명은 태풍의 영향으로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24일 오전 8시 50분 집결지였던 속소 한화리조트를 떠나 금강산으로 출발했다.

    다행히 바람은 심하게 불지 않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진행하는 데는 크게 문제가 없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몇 시간 후면 북측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 때문에 잠을 설친 이산가족들은 아침 일찍부터 리조트 로비로 내려와 일찌감치 아침 식사를 마치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태풍의 경로와 날씨 상황을 체크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또 객실마다 가족들에게 전할 선물을 챙기고 어르신들은 넥타이에 양복 차림으로 준비하는 분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북측 언니(강호례‧89)를 만나러 가는 강두리(87) 할머니는 "반갑고 기쁜 사람들을 만나는 데 비기 왜이리 오냐"며 초조해했다.

    북의 형을 만나는 목원선(85)·원구(83) 형제도 아침 일찍부터 1층 로비 소파에 앉아 출발을 기다렸다.

    목원선 할아버지는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자마자 뉴스로 태풍 경로를 확인했다"며 "이 정도면 (날씨가) 양호한 거야. 참 다행"이라고 말했고, 목원구 할아버지는 소감을 묻자 "꿈만 같다"고 답했다.

    북측 언니(김정옥‧85)와 만나는 김정자(83)‧김정숙(81) 자매도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화장까지 끝내는 등 금강산으로 갈 준비를 마쳤다. 김정숙 할머니는 "하늘로 올라가는 용꿈을 꾸었다"며 "어제는 좀 믿기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 '오늘 언니를 만나는 구나. 진짜 보는 구나 싶어'"라며 들뜬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역시 북측 누나와 상봉하는 최성택 할아버지(82)는 "(태풍이) 빗겨간다고 하긴 하는데 날씨가 좋지 않네요. 그래도 못 가는 것보다는 좋잖아요"라고 말했다.

    전날 속초에 내려와 이산가족 상봉 준비상황을 점검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태풍 때문에 걱정했는데 일단 예정된 시간에 출발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그렇지만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금강산)현지에서도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차 상봉단은 오후 1시쯤 금강산에 도착한 뒤 오후 3시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을 통해 헤어졌던 가족들과 첫 상봉을 하는 것을 시작으로 2박 3일간 6차례에 걸쳐 12시간 동안 만남의 시간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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