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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탄 장애인 40여명이 지난 21일 서울 지하철 시청역 승강장에 선 1호선 열차를 타고 내리기를 반복했다.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일부 승객들이 항의했지만, 가슴에 '살인 리프트를 철거라'는 작은 현수막을 단 장애인들은 불편한 몸을 실은 휠체어 바퀴를 20분가량 굴릴 뿐이었다.
지난해 10월 한경덕씨가 신길역에서 휠체어 리프트를 타려다 계단에서 떨어져 숨진 사고 뒤 서울시 사과를 받겠다며 나선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지하철 그린라이트 투쟁'이다.
휠체어 장애인들의 요구는 지하철 역의 리프트를 철거하고 서울 시내 모든 지하철 역에 1동선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달라는 것.
지상에서 지하까지 바로 갈 수 있는 게 1동선 엘리베이터로, 개찰구 근처에서 교통비를 내고 반대쪽 엘리베이터로 승강장까지 가는 이동로가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절실하다는 주장이다.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집계된 지하철 리프트 사고는 12건으로, 모두 5명이 숨졌다.
서울시는 2015년 12월 '장애인 이동권 증진을 위한 서울시 선언'에서 2022년까지 전 역사에 1동선 엘리베이터가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설치 공간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계획 이행은 불투명하다고 장애인들은 주장했다.
고속터미널역과 영등포구청역 등 27개 주요 환승역엔 엘리베이터가 없고, 16개역엔 설치 계획조차 세워지지 않았다.
문애린 활동가는 "박원순 시장 때 다시 전수조사 했는데 아직도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에서 장애인들은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산이 많으면 왜 한 번에 설치를 못하겠냐"면서 "순서대로 설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단체는 이번 달 14일부터 신길역 사고 1주기인 10월 20일까지 매주 화요일마다 같은 농성을 벌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