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고전(연세대와 고려대의 정기교류전)을 지켜보면서 흥미롭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울대는 그런 교류전에 끼지 못했다는 게 아쉬웠는데, 서울대가 한양대와 교류전을 한다는 것은 흥미롭고 좋다고 생각해요."
서울대 심리학과 3학년 윤모(21·여)씨는 오는 10월 서울대와 한양대 간 첫 대학교류전이 열린다는 소식에 이같이 말하며 반가워했다.
26일 서울대 등에 따르면 서울대 동아리연합회와 한양대 동아리연합회는 오는 10월 10~12일 사흘간 두 대학교에서 '제1회 수도전'을 개최한다.
수도전 명칭은 서울대의 '서울'이 대한민국의 수도, 한양대의 '한양'이 조선의 수도라는 점에서 착안해 진정한 수도가 어디인가를 두고 대결한다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10월 9일에는 사전행사로 서울대 대운동장에서 양 대학 축구부가 시합한다. 10일에는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남자 농구·배구, 여자 배구시합이 열리고 서울대 문화관에서는 학술동아리의 학술대회가 열린다.
11일에는 한양대 노천강당에서 토론대회가 열리고 이어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의 공연이 펼쳐진다. 12일에는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e스포츠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서울대에서는 일본 도쿄대와 다양한 스포츠 교류전이 열리고 있지만, 국내 다른 대학과 정기적인 종합 교류전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는 도쿄대와 2004년부터 검도교류전을 열고 있다. 매년 태권도와 야구도 교류전을 하고 있다.
수도전은 지난해 두 대학의 '대나무숲' 페이스북에 '고연전·연고전 부러워하지 말고 수도전을 열자'는 한 학생의 의견이 나오면서 추진됐다. 두 대학 동아리연합회는 올해 6월 수도전기획단을 결성해 본격적인 수도전 개최 준비에 나섰다.
이미 학생들은 온라인상에서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는 중이다. 두 학교 학생들은 각각 유튜브에 서로를 '디스(비판·비하)'하는 랩 영상을 올려 관심을 끌었다.
수도전기획단장인 서울대 언어학과 14학번 김현진(23)씨는 "두 학교가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에너지를 융합해 함께 축제를 여는 차원에서 교류전을 기획했다"며 "매년 정기교류전을 열어 두 학교 학생 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본부도 학생들이 추진하는 수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학생 교류 활동을 지원하는 것은 대학이 해야 할 일"이라며 "학생들이 추진하는 일이지만, 대학도 지원금을 주는 등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