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회장. 자료사진
정부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후보로 추천했으나 IOC 집행위원회에서 선출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병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해 건강상 이유로 IOC 위원에서 사퇴한 후 스포츠 외교력 신장을 위해 명망 있는 인사를 IOC 위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으나 아직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은 26일 체육계 등으로부터 이 같은 내용을 확인하고 오는 27일 문광위 전체회의에서 질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IOC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20일 9명의 IOC 위원 후보를 선출했으나 이 중 한국인은 없었다. 새로 선출된 위원 후보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오는 10월 IOC 총회에서 새 IOC 위원으로 선출된다.
이 의원은 "한국 정부가 IOC 집행위원회를 앞두고 추천한 서 회장은 탈락했고,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청와대 고위관계자 제안에 따라 체육계와 무관한 인사를 추천했다는 뒷말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태권도 공인 9단인 이 의원은 한국이 새 IOC 위원을 신속히 배출하지 못하면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의 태권도 정식종목 유지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IOC 위원은 총 96명이다. 유럽 출신이 45명으로 절반에 가깝고, 아시아 18명, 미주 15명, 아프리카 12명, 오세아니아 6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한국을 대표하는 IOC 위원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유승민 선수위원뿐이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선수촌 투표로 선수위원에 당선된 그의 임기는 2024년까지다.
한국은 한때 고(故) 김운용 전 위원, 이건희 회장,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출신 박용성 전 위원 등 거물급 IOC 위원 3명이 동시 활동하기도 했으나, 이들이 차례로 사퇴하면서 국제 스포츠계에서 영향력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이 의원은 "북한 장웅 IOC 위원의 임기가 올해로 종료되는 만큼 한국의 IOC 위원 배출은 2020년 임기를 시작하는 내년이 가장 좋은 기회"라며 "문체부뿐 아니라 범정부적인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