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진과 강채영, 이은경(오른쪽부터)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리커브는 아시안게임 단체전 6연패를 달성했다. 앞서 개인전과 혼성전에서 흔들렸던 '에이스' 장혜진은 단체전의 마지막 순간 10점을 쏴 상대였던 대만의 갑작스러운 난조를 이끌었다. 오해원기자
흔들렸던 에이스지만 결국 해냈다.
장혜진(31·LH)과 강채영(22·경희대), 이은경(21·순천시청)은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GBK) 양궁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전 결승에서 대만에 세트 승점 5대3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한국은 이 종목에서 1998 방콕 대회 이후 6연속 금메달을 명중했다. 앞서 개인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아픔도 겪었던 한국이지만 단체전에서 세계적인 양궁 강국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였다.
특히 ‘에이스’ 장혜진은 대회 3관왕에 도전했지만 개인전과 혼성전에서 모두 8강 탈락의 충격적인 결과에 그치며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단체전에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하며 금메달을 이끌었다.
세트 승점 3대3으로 팽팽하게 맞선 4세트에 마지막 순서에서 10점을 쏘며 대만의 막판 난조를 만들어낸 이가 바로 장혜진이었다.
대회 첫 금메달을 확정한 뒤 만난 장혜진은 “사실 마지막 한 발에 많은 생각이 들었다”면서 “무조건 10점을 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나뿐 아니라 양궁을 응원해주는 많은 분이 지켜보는 만큼 이 한발에 모든 국민과 양궁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의 염원을 담았다”고 10점의 비결을 소개했다.
앞선 개인전과 혼성전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다는 물음에 잠시 감정이 복받치는 듯 답을 하지 못한 장혜진은 “힘들었지만 동생들이 끝까지 믿고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이어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못 쏴서 나 때문에 한국 양궁이 무너진 것 같아 힘들었다”고 털어놓은 장혜진은 “그래도 단체전으로 위로를 받아 기쁘다.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양궁이 또 다른 도약을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묵묵히 안정적으로 단체전에서 경기했던 강채영은 “(장)혜진 언니의 마지막 10점이 너무 고맙다. 고생했던 만큼 좋은 성적을 거뒀다. 값진 메달이다”라며 “단체전은 나보다 팀원을 더 믿는다. 서로를 믿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금메달의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여자 리커브 대표팀의 막내 이은경은 “처음 출전해 이런 성적을 거둬 너무 기쁘다”며 눈물을 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