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에게 영상을 삭제할 것을 종용하는 경찰관의 모습
심야에 발생한 집단폭행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현장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A(50세) 씨는 지난 14일 밤 전남 목포시의 근린공원에 산책을 나갔다가 집단폭행 사건에 직면했다.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 대여섯 명이 또래 남성을 일방적으로 폭행하고 있었던 것.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CBS노컷뉴스에 이렇게 전했다.
"남성 여럿이서 피해남성을 수차례 발을 걷어차더니 넘어져 있는 상대를 발로 짓밟는 등 잔혹할 정도의 폭행을 가했다"
A씨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고 이윽고 경찰관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그 때는 이미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어딘가로 데려간 뒤였다.
A씨는 습관적으로 그 당시의 상황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뜻밖에도 피해자를 찾아나서는 대신 A씨에게 동영상 촬영을 중단하라고만 했다.
경찰관들은 그 때 까지만해도 A씨가 사건 신고자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A씨는 "정작 출동한 경찰관은 피해자가 어디에 있는지, 사건 해결엔 관심이 없어 보였다"고 말했다.
피해자를 찾아 나선 건 A씨였다.
그는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인근 화장실로 데리고갔을 거라는 생각에 동영상을 켠채로 화장실을 들어가봤다.
하지만 그 곳에도 피해자는 없었고 가해자들만 있었다.
A씨를 뒤따라 오던 경찰관은 이 때도 A씨에게 "화장실을 촬영하는 것은 성추행이 될 수가 있다"며 또 다시 동영상 촬영 중단을 경고했다.
경찰관들은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피해자를 끝내 만나지 못한 채 가해자들을 해산시키고 현장을 떠났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경찰관들이 현장을 떠난 뒤 A씨는 신변의 위협을 느꼈다고 한다.
자식 또래의 가해자들이 욕설을 하며 달려들려 했다는 것이다.
가까스로 경찰관이 다시 현장에 도착한 뒤에서야 A씨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당시 출동했던 전남 목포 죽교동 파출소 관계자는 "피해자는 사건 현장에 있었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쌍방 합의를 보게돼 경찰관이 철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간 '쌍방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한 기자의 물음에는 끝내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