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 오염이 심각한 지능저하를 불러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대기 오염의 심각성에 대한 또 다른 강력한 경고음인 셈이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구진은 2010~2014년 중국 전역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가족패널연구의 일부분으로 진행된 언어·산수 시험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 시험결과를 이산화질소 및 아황산가스 대기 오염 기록과 비교했다.
중국 대기 오염은 감소 추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3배 이상이다.
조사결과 대기 오염이 심하면 시험점수가 확연히 떨어졌는데, 연구진은 이에 대해 평균적으로 개인이 1년간의 교육을 잃어버리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대학원의 시 첸 교수는 "64세 이상 노인과 남성, 저학력자에게 영향이 크다"면서 "이들에 대해 산출해보면, 교육수준이 수년은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히 64세 이상 노인의 지능저하가 가장 심각했는데, 이 시기 가장 중요한 금융상 결정을 하곤 한다"고 우려했다.
연구에 따르면 오염된 공기에 오래 노출될수록 지능에 피해가 크고, 수리능력보다는 언어능력에 손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가디언은 이전에도 대기 오염이 학생들의 인지 수행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등이 있었지만 전 세대에 걸쳐서, 또 남녀 간 차이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남녀에 대한 영향에 차이가 나는 것은 남녀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첸 교수는 또 대기 오염이 단기적으로도 지능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면서, 오염이 심한 날 중요한 입학시험을 치는 학생 등의 경우를 예로 들기도 했다.
홍콩 폴리테크닉대학의 데릭 호 교수는 "대기 오염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유사한 조사결과를 얻었다며 "체내 활성산소가 많아져 생체 산화 균형이 무너지는 산화스트레스를 비롯해 신경세포염증, 신경퇴화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 조사가 중국에서 수행됐지만, 전 세계 인구의 95%가 안전하지 않은 공기를 마시고 있는 만큼 전 세계에 해당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