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재야운동가 장준하 선생과 민중신학자 서남동 목사의 탄생 백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신앙 양심에 따라 민주주의와 인권 수호에 앞장섰던 교계 두 어른의 탄생 백주년을 기념하며, 그들의 삶과 신앙을 되새기는 자리들이 마련됐습니다.
이빛나 리포터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918년 장로교 목사 장석인의 아들로 태어나 일제강점기에 광복군과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대표적 독립운동가, 고(故) 장준하 선생.
해방 이후 한신대에서 수학한 그는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운동을 전개했습니다.
지난 1975년 8월 17일, 경기도 포천의 약사봉에 등산을 갔던 그가 의문의 사고로 사망하면서 권력기관에 의한 타살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이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예배가 열렸습니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장준하 탄생 100주년 기념예배.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가 마련한 이 기념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문대골 목사는 "장준하 선생은 하늘의 영을 받아 끊임없이 작은 환난들을 살아낸 사람"이라며, "그는 죽었지만 여전히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장음] 문대골 목사 / 기독교평화연구소 상임의장
"'그는 죽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말하고 있다'. 여러분 죽은 게 아니죠. 죽음을 넘은 거죠. 민중이 환난 속에 빠질 때, 역사가 죄악 속에 빠질 때, 우리 자체를 재물로 내놓는다면 '기장과 장준하' 그렇게 (함께) 말할 수 있죠."
예배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선 기장총회 윤세관 총회장은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에 2년째 계류 중인 '장준하 사건 등 진실규명과 정의실현을 위한 과거사청산 특별법안'의 조속한 입안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민중신학자, 죽재 서남동 목사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도 마련됐습니다.
한신대와 연세대에서 교수를 역임했던 서남동 목사는 독재정권에 의해 쫒겨난 교수, 학생들과 함께 민주화운동에 투신했던 인물로, 민중미술을 통해 이를 돌아보는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또 그의 삶과 신학을 되돌아보고 그가 재직했던 기장총회 선교교육원의 민주화운동 역사를 조망하는 책과 다큐멘터리도 제작을 앞두고 있습니다.
다음달 10일에는 그를 기념하는 학술 심포지엄도 연세대학교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CBS 뉴스, 이빛나입니다.
[영상취재] 이정우 최현 [영상편집] 전호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