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지난 2015년 134명의 사상자를 낸 의정부 아파트 화재와 관련해 최초 발화점으로 확인된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금고 1년 6월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박정길 부장판사)는 업무상 실화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모(57) 씨에게 금고 1년과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건축주 서모(65) 씨에게 징역 4년 6월을, 감리자 정모(52) 씨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김 씨는 키 박스를 라이터로 가열하고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자리를 이탈, 134명의 사상자를 내 그 결과가 매우 중하다"며 "그러나 과실이 복합적인 점, 깊이 반성하는 점, 건강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서씨는 설계도면대로 공사하지 않고 정씨는 이를 묵인, 방화구역과 방화문 자동 닫힘 장치 등 화재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아 불이 확산하는 원인을 제공했다"며 "다수의 사상자를 발생하게 한 엄중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소방헬기 프로펠러가 일으킨 하강풍이 불을 키웠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소방헬기가 건물 위에 정지해 물을 뿌리는 과정에서 프로펠러 하강 풍이 불길을 키웠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소방헬기 도착 전 불길이 이미 확산한 상태여서 정지 비행이 다소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피고인들의 잘못이 면책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10일 오전 9시 13분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동 대봉그린아파트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12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김 씨는 지난 1월 10일 대봉아파트 외부 주차장에서 주차된 오토바이의 열쇠를 뽑기 위해 키박스를 라이터로 가열해 화재를 확산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서 씨는 대봉그린아파트의 방화문 자동 닫힘 장치와 완강기 등 피난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설계도면대로 공사하지 않아 화재 피해를 키운 것으로 밝혀졌다.
정 씨는 서 씨가 관계 법령 및 설계도서와 달리 시공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시정조치 등을 요구하지 않고 방화문 자동 닫힘 장치도 설치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불이 시작된 대봉그린아파트의 외벽은 화재에 취약한 스티로폼 등의 단열재와 얇은 마감재를 입히는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봉그린아파트와 드림타운 아파트 사이의 거리는 182㎝, 드림타운 아파트와 해뜨는마을은 170㎝로 매우 좁아 화재에 취약한 구조를 지녔다.
특히, 틈을 막지 않은 전기배선실(EPS실)과 방화문이 자동으로 닫히지 않은 계단이 굴뚝 역할을 하게 돼 화염 및 연기가 순식간에 건물 내부로 확산됐다.
피난시설인 완강기는 사용 통로에 에어컨 실외기가 설치돼 무용지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