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지난해 7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취임 일성은 "국방개혁을 넘어선 새로운 국군 건설"이었다.
그는 "우리 군을 새롭게 건설한다는 각오로 국방개혁을 해야 한다"며 "후손들에게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자주국방의 강군을 만들어 물려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그를 국방부 장관에 낙점했던 것도 국방개혁을 강력히 밀어부칠 수 있는 추진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자원 감소에 따른 군의 첨단 과학화, 미국으로부터 전시작전권을 가져오기 위한 기반 조성과 이른바 가고 싶은 군대를 만든다는 병영문화 개선, 방산비리 근절과 방위산업 육성 등으로 적이 두려워 하고 국민의 신뢰를 받는 국군 건설이 1년 2개월 재임기간 내내 그의 화두였고 목표였다.
특히 올들어 화해 분위기로 급반전됐지만 지난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정점을 이뤘던 해로 북한의 끊임없는 미사일 도발과 미국의 군사위협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송 장관은 북 핵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3축체계 조기 구축은 물론 유사시 최단 기간내에 피해를 최소화화며 승리할 수 있는 전쟁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조하며 군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보수색채인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달리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교류를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에서의 국방장관직 수행은 구조조적으로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보수 야당은 북한 문제에 대해 국방장관 만큼은 강경한 목소리를 내주기 바라며 '군인으로서'라는 말을 앞세우고 송 장관을 어르고 달래며 정권의 틈새를 벌리거나 공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데 주력했다. 국회만 열리면 국방장관의 말실수 논란이 되풀이 됐던 이유다.
지난 3월 사이버 댓글 수사 축소 은폐 의혹을 받아온 김관진 전 국방장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잘됐다'고 한 발언도 비슷했다. 송 장관의 발언을 문재인 정권의 무리한 적폐 수사의 잘못으로 연결지은 것이다.
충분히 파장을 예상할 수 있는 질의였고 논란을 피해갈 수 있는 답변도 있었다. 그런데도 그가 불쑥 영장기각이 잘 된 일이라고 한 것은 왜일까?
그는 나중에 사석에서 국방개혁을 함께 해야 하는 후배 군인들을 염두에 뒀던 것이라고 고백했다.
김관진 전 장관이 의혹과 논란이 많지만 여전히 군인으로서 그를 존경하고 따르는 후배들이 많은데 그들과 함께 험난한 국방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장관으로서 그렇게 솔직히 말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의 인간적 면모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송 장관은 이외에도 문정인 청와대 특보에 대해 상대할 만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한 것을 비롯해 JSA 장병들과의 오찬에서 한 미니스커트 발언, 여자 행동거지 발언 등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최근에는 기무사 계엄령 문건 늑장 보고와 국방부 담당 기무부대장과의 국회 설전으로 시끄러웠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신임을 받으면서도 또 이제 밑그림을 그린 국방개혁 추진 필요성이 상당부분 있는데도 이번에 결국 송 장관이 교체된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는 관측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송 장관에 대해 "열심히 했지만 뉴스메이커였다"고 말했다.
1999년 제1 연평해전 당시 전투전단장(준장)으로서 승전 경험이 있는 장군이었음을 자랑스러워하는 그는 우암 송시열의 13대 후손이기도 하다.
송 장관은 신임 정경두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를 통과할 때까지 장관직을 수행하고 물러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