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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완화, 정기국회에서도 진통 예상

금융/증시

    은산분리 완화, 정기국회에서도 진통 예상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지난 28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좌측 시계방향으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바른미래당 채이배 정책위의장 권한대행, 자유한국당 함진규 정책위의장,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여야가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법의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9월 정기국회 이후로 처리가 미뤄지게 됐으나 이견이 적지 않아 진통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인터넷전문은행 완화법 등의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들께 대단히 송구하다"고 말했고, 김 원내대표는 "상임위별로 법안들에 대한 충분한 협의가 뒷받침되지 못해 부득이 본회의 처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규제완화법의 경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가 이미 진행됐으나 여야는 물론 여당에서도 의견이 엇갈려 진작부터 난항이 예상됐었다.

    핵심쟁점은 은산분리 완화의 범위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수 지배의 자산 10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 즉 재벌을 지분보유 완화대상에서 제외하되 ICT 비중이 큰 업체를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 등은 모든 기업에 지분 보유를 열어주자는 입장이다. 다만 이럴 경우 우려되는 재벌의 인터넷은행 진출에 대해서는 대주주 적격심사를 통해 보완하자는 것이다.

    재벌의 인터넷은행 진출을 원칙적으로 허용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여야의 입장이 크게 갈리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재벌을 지분보유 완화대상에서 제외하되 ICT 비중이 큰 업체는 허용하자는 여당의 입장이 ICT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주장이 야당에서 제기되자 여당 일부에서 한 걸음 더 물러섰다는 의심의 눈길도 있다.

    ICT기업에 대한 예외를 거론하지 않기로 하고 모든 기업에게 예외 없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허용하기로 여당이 입장을 일부 수정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여당 의원들이 한국당의 입장으로 기우는 등 "위험한 발언을 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여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홍 원내대표는 "당 내에서 의견 수렴과 당론 결정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모든 기업에게 예외없이 문호를 개방할 경우 사실상 재벌에게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셈이어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파기 논란 등 격렬한 반발이 불가피하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산업자본의 금융계열사에 대한 의결권 규제 강화 등 금산분리 원칙 준수'와 '인터넷전문은행 등 각 업권에서 자격요건을 갖춘 후보가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 조성' 등을 공약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방문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을 "핀테크 산업의 개척자"라고 평가하고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하는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긍정적인 면을 적극 부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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