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의 결승 진출까지 철저하게 조연의 역할에 충실했던 손흥민은 일본과 마지막 경기에서 빛나는 주연의 역할을 약속했다. 이한형기자
‘와일드카드’, 그리고 ‘주장’.
일본과 아시안게임 결승을 앞둔 손흥민(토트넘)의 각오는 더 특별했다. 아시아 정상에 올라야 하는 더 특별한 이유가 있는 만큼 더욱 승리가 간절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은 9월 1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치비농의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일본을 상대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을 치른다.
아시안게임 역사상 최초로 성사된 남자축구의 한일전인 데다 우리 선수들은 병역 해결까지 걸려있는 결승전이라는 점에서 더욱 승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 ‘김학범호’를 대표해 나선 주장 손흥민은 “결승까지 힘들게 왔다. 하지만 첫 경기를 한다는 생각으로 나가는 게 중요하다. 일본과 좋은 경기를 해서 꼭 승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일본과 결승이지만 손흥민은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저 “매 경기 결승처럼 준비했다. 이 경기도 다른 경기와 다르지 않다. 힘든 경기가 되겠지만 우리는 잘 준비했다.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한 승리의지를 선보였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주연보다는 조연에 가까웠다.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뛰어난 득점력을 살릴 수 있도록 상대 수비를 끌어내는 역할을 맡았고, 골이 아닌 도움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의 마지막 경기인 일본전은 다르다.
“일본은 강한 상대지만 승리에 대한 갈증이 큰 선수들이 워낙 잘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의 눈빛만 봐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고 결승전을 앞둔 선수단의 분위기를 전한 손흥민은 “선수들이 잘 해서 결승까지 왔는데 이제는 내가 조금 더 잘해야 한다.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현우형이나 의조, 내가 더 큰 책임감을 갖고 경기장에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학범 감독 역시 선수단의 일본전 준비 상태에 만족했다.
“내일 경기는 선수들이 너무 덤비는 경기를 할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조심스럽게 접근한 김 감독이지만 “선수들이 차분하게 경기에 임할 거라고 믿는다. 특별한 말을 안 해도 선수들이 알아서 잘 할 것”이라고 승리를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