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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잘못이 없어요" 106세 괴벨스 여비서의 항변

신간 <어느 독일인의 삶>, <들어라 와다쓰미의 소리를> 등 9월 첫째주 CBS '한주의 책갈피'

■ 방송 : CBS라디오 [CBS 낮 종합 뉴스] (9월 1일 토요일 12:00~12:30)
■ 채널 : 표준 FM 98.1

한주의 책갈피 시간입니다. 최근 출간된 책을 문화부 조은정 기자가 소개합니다.

 

◇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김성원 지음)

그네, 미끄럼틀, 시소. 우리 놀이터의 모습은 어딜가나 비슷합니다. 좀더 역동적이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놀이터는 없을까요?

생활기술연구가인 김성원씨는 놀이터의 역사와 여러나라들의 사례를 통해서 모험놀이터 모델을 제안합니다. <마을이 함께="" 만드는="" 모험="" 놀이터="">라는 책을 통해섭니다.

놀이터는 19세기 미국 뉴욕에서 아이들이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자 보호와 치유의 공간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표준화와 상업화를 통해 스릴과 재미를 잃어버렸는데요. 박정희 정권때 일본의 놀이터를 그대로 모방하면서 더욱 획일화됐습니다.

저자 김성원씨입니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고민이 있었어요. 기술을 활용해 예술과 놀이와 결합해서 아이들에게 전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구를 하다보니 놀이기구, 놀이터 공간, 놀이터의 역사, 세계 놀이터의 유형을 조사하는 작업을 하게 됐어요. 자연스럽게 한국의 놀이터가 문제가 많다는 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모험 놀이터는 1943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시작해 60년대에 확산된 모델입니다.

이미 유럽에 1000여곳, 독일 400여곳, 영국 런던에만 200여곳이 있습니다. 유럽은 향후 10년간 1000여곳을 더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울 정도인데요.

저자는 지역공동체가 함께 만드는 모험놀이터를 통해서 안전하면서도 시민들의 쉼터로 거듭나게 하자고 제안합니다.

 

◇ 들어라 와다쓰미의 소리를 (일본전몰학생기념회 엮음, 한승동 옮김)

책 <들어라 와다쓰미의="" 소리를="">은 태평양 전쟁 때 죽은 일본 학도병들의 유고를 모은 책입니다. 1949년 일본전몰학생기념회가 펴내 일본 사회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바다의 신을 뜻하는 '와다쓰미'라는 단어는 전쟁으로 희생된 학생이라는 의미로 통용됐고, 반전, 평화 운동의 상징적 단어가 됐습니다.

이 유고집에 실린 필자들 상당수는 일본 명문대학생들이었는데요.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숨막히는 군국주의 속에서 죽음에 대한 공포와 체념, 전쟁에 대한 증오, 가족과 연인에 대한 사랑의 목소리가 절절히 담겨 있습니다.

학생들은 원자폭탄에 피폭돼 죽어가면서도 가족들과 자신을 돌봐준 주위 사람들에게 감사 인사를 잊지 않고, 억울하게 사형당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입니다.

인간 어뢰로, 인간 폭탄으로, 가미가제 특공대로 아까운 청춘을 던져야 했던 이들의 비통한 사연은 전쟁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가를 새삼스레 깨닫게 합니다.

 

◇ 어느 독일인의 삶 (브룬힐데 폼젤 지음, 토레 D. 한젠 엮음, 박종대 옮김)

"아무리 생각해도 난 잘못이 없어요. 그러니 져야할 책임도 없죠"

독일 나치 선전부장 요제프 괴벨스를 위해 일했던 여비서 브룬힐데 폼젤은 106세의 나이에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이렇게 항변합니다.

괴벨스의 지근거리에서 일했던 그녀의 증언록을 정치학자 토렌 디 한젠이 묶은 책이 나왔습니다. 책 제목은 <어느 독일인의="" 삶="">입니다.

그녀는 출세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나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막상 그 시대를 살았다면 자신과 다르지 않았을 거라고 말합니다.

무엇이 폼젤로 하여금 나치의 만행을 외면하게 했는지, 정치적 무관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역으로 생각해보게 합니다.

 

◇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18 (파쿤도 알바레도, 뤼카 샹셀, 토마 피케티, 이매뉴얼 사에즈, 게이브리얼 주크먼 지음, 장경덕 옮김)

책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18="">은 100명의 경제학자가 거의 모든 나라의 소득, 자산 불평등 데이터를 수집해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1980년 이후 세계 하위 50퍼센트의 소득은 제자리 걸음이고 상위 1퍼센트와 하위 50퍼센트의 소득격차는 80년 27배에서 오늘날 81배로 벌어졌습니다.

특히 도시와 농촌의 격차 못지 않게 물리적 통근시간이 길수록 사회적 사다리를 올라갈 기회는 감소한다고 책은 분석합니다. 또, 높은 부동산 가격은 세대간 격차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는 우리 사회가 당장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저자들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미국의 경로와 완만하게 감소시키는 유럽연합의 경로를 비교하면서 누진적인 조세가 불평등과 맞서는 효과적 수단이라고 주장합니다.

 

◇ 이명현의 과학책방 (이명현 지음)

별과 시와 소설을 사랑하는 천문학자 이명현씨가 과학에세이집 신간을 냈습니다. 제목은 <이명헌의 과학책방="">입니다.

날씨, 달력, 외계인 같은 친숙한 주제들부터 블랙홀 양자역학 빅뱅 등 어려운 과학 개념까지.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냅니다.

실제로 저자는 삼청동에서 과학 전문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인심좋은 책방 주인처럼 초심자들에게 과학으로 들어가는 문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합니다.

한주의 책갈피 조은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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