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손학규 신임 대표가 수락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신임 당 대표는 2일 당선 소감으로 "나라를 망치는 두 괴물을 물리치겠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와 승자독식 양당체제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뒤 "저는 바른미래당의 앞날은 물론, 대한민국 정치의 운명을 바꿀 막중한 사명을 당원 여러분으로부터 부여받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며 '협치의 제도화'를 요구했다. "문재인 정권은 촛불혁명을 탄생했다. 그러나 이들은 촛불정신을 부정하고 있다"며 "촛불정신은 패권정치의 부정이고 국민주권의 실현이다. 그러나 지금 패권정치의 유령이 나라를 뒤덮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촛불혁명은 정권의 교체만 가져왔지 제왕적 대통령제는 그대로 갖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협치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다당제가 현실이 된 지금 여소야대의 난국을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선 유럽식의 합의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바른미래당이 원내 제3당인 상황을 지켜내면서 '분권형 개헌' 등 권력구조 개편에 나서겠다는 뜻을 '촛불정신'과 연관 지은 셈이다.
손 대표는 "당원 동지 여러분, 촛불혁명 이전의 구체제는 민의를 왜곡하고 국민 다수의 참여를 가로막는 양극단의 수구적 거대양당 체제"라며 "지금 한국 정치에는 여의도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큰 곰 두 마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의 인기에 영합해 눈치만 보고 거수기와 앵무새 노릇에 앞장서는 민주당, 아직도 반성은 커녕 틈만 나면 막말과 시비만 하는 자유한국당, 바로 이 두 수구적 거대양당이 한국의 의회정치를 망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손학규 신임 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손 대표는 또 "한국 정치를 어지럽히는 두 정당과 온 힘을 다해 맞서 싸워야 한다"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겨냥했다. 그는 "민심은 다음 총선에서 이 두 정당을 심판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앞에 난관이 있다. 잘못된 선거제도,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없고 오직 승자가 독식하는 선거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권자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대안"이라고 밝혔다. 개헌과 관련해선 "국회가 주도하고 국민이 승헌하는 개헌 프로세스를 크고 작은 모든 정파들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개헌에 방점을 찍은 만큼 대선 출마에 대해선 거리를 뒀다.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지금 대선을 얘기하긴 이르다"며 "우리 당의 많은 가능성 가지고 있는 미래정치 지도자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만 했다.
이날 선거결과로 바른미래당엔 새로운 지도부가 구성됐다. 손 대표를 비롯해 하태경(재선) 의원과 이준석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 등이 경선 2~3위로 선출직 최고위원에 입성했다. 권은희(초선) 전 의원은 1차 컷오프에 포함되는 방식으로 여성 최고위원 선출을 일찌감치 확정했고, 김수민(초선) 의원은 단수로 출마해 청년 최고위원이 됐다.
경선결과를 분석하면 손 대표로선 어려운 승부였다. 손 대표의 최종 득표율은 27.02%로 2위를 차지한 하태경 의원의 22.86%와 크지 않은 격차였다. 특히 손 대표와 사실상 러닝메이트로 뛰었던 정운천 의원은 4위로 당선권에서 밀려났다.
국민의당 출신인 김영환 전 의원은 5위로 여성최고위원 몫을 제외하면 꼴찌였다. 국민의당 출신 중에선 손 대표를 제외하곤 김수민 의원이 유일하게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