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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그룹의 소탐대실…'참치캔 할당'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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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조그룹의 소탐대실…'참치캔 할당' 망신살

    성장 정체에 빠진 사조그룹이 참치 선물세트의 사내 판매실적을 무리하게 늘려 잡다 직원 반발에 부딪쳐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사조그룹은 지난 8월20일부터 추석 1주일 전까지 참치선물세트 사내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예년 명절 때보다 훨씬 많은 210억원 어치를 사내판매를 통해 소화하기로 하고 지난 8월 계열사별 판매목표까지 할당했다.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 (그래픽=노컷뉴스)

     

    그룹 경영관리실 2억1천만원, 사조산업 38억원, 사조씨푸드 21억원, 사조오양 18억원, 사조해표 46억원, 사조대림 25억원의 판매목표를 할당하고 실적 달성율을 사내게시판에 올리며 계열사간 경쟁을 유도했다.

    고급식 위주로 국민 식생활 패턴이 바뀌고 참치캔 수요가 줄면서 사조그룹의 영업실적도 예전같지 않은데다 ‘사내판매’란 것이 오래전부터 매년 꾸준히 진행해 온 일이기도 해서 올해도 직원들이 별다른 불만없이 수용해 줄 것 같았지만 사측의 안이한 기대는 빗나갔다.

    한 직원이 지난달말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참치캔 사내판매의 실태’를 폭로하면서 진위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빚어지고 있고 알려져서 좋을 게 없는 사내정보들이 여과없이 노출돼 주진우 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졌다.

    '폭로의 핵심'은 그룹이 역대 최고액의 사내판매를 실시한다는 것과 계열사별 담당자별 판매 목표 강제 설정과 판매 강요, 직원들이 목표량을 맞추기 위해 개인 돈으로 물건을 사재기하고 목표량에 미달하면 인사상 불이익을 준다는 것 등이다.

    사조그룹은 즉각 "사실과 다른 한 직원의 주장일 뿐"이라며 폭로내용을 부인하고 나섰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선물세트 사내판매는 10년전부터 계속돼 온 것으로 계열사별 판매할당은 맞지만 자율적으로 진행했다”며 “직원들에게 강매를 시키거나 실적에 따른 인사불이익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판매실적이 좋으면 판매액의 6%(과거 10%)가 인센티브로 부여됐고 많이 판매하는 직원은 억대의 선물세트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강제성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사측의 주장이 사실일지라도 이를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별로 없다.

    사조그룹은 엄연히 사주가 존재하는 중견기업으로 계열사별로 할당된 실적목표치는 계열사 대표에 대한 판단자료가 될 가능성이 다분하고 대표이사가 판단받게 되면 그 밑의 직원들이 사내판매를 강건너 불구경하 듯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사측 입장에서는 참치캔 판매가 예전 같지 않고 그룹의 성장세도 지난 2015년부터 눈에 띠게 꺾여 매출과 이익을 늘리는 일이라면 두 팔 겉고 나서야할 절박함이 있을 지도 모른다.

    사조그룹 주진우 회장 (그래픽=노컷뉴스)

     

    사조그룹의 매출액(연결기준)은 지난 2015년 9051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6년 7021억원으로 곤두박질쳤고 지난해에는 8160억원으로 소폭 회복세를 보였고 영업이익은 300억원~500억원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참치캔을 많이 찾았지만 요즘은 명절 한 철이어서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아무리 사정이 다급하다해도 식료품 소비트렌드 변화와 그룹의 수익성 정체에서 빚어진 문제를 직원을 동원한 내부판매로 만회해보려는 건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당장 전체직원은 아니라고 하나 일부 직원이 그룹측의 처사에 반발하고 나섰고 다수의 직원들이 동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사내 화합과 단결을 해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좋지도 않은 경영환경 마저 그대로 노출됐다.

    경제가 어렵고 이윤이 박한 식음료 업체들의 사정이 더욱 어려운 요즘, 사조그룹의 자중지란이 식음료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자못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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