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한 황인범. (이한형 기자)
"아시안게임을 통해 느낀 부분이 너무 많아요."
황인범(아산)은 유망주로 명성이 자자했다. 비록 K리그2(챌린지)에서 뛰고 있지만, 이미 유럽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물론 유럽 진출이 쉽지는 않았다. 경찰청 입대 전 대전에서도 유럽 진출을 타진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시기가 겨울 이적시장이었고, 유럽에서는 즉시 전력감을 원했던 탓이다.
그 떡잎을 파울루 벤투 감독이 알아봤다.
벤투 감독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지켜보고 황인범을 대표팀에 발탁했다. 첫 태극마크였다.
벤투 감독은 "황인범은 기술과 패스 능력, 순간 판단력이 상당히 좋았다. 나이에 비해 장점을 많이 가진 선수"라면서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신장이 작더라도 적극적이고, 과감하고, 강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잣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벤투 감독의 평가에 황인범도 자신감을 얻었다. 벤투 감독이 원하는 플레이가 바로 황인범이 가장 즐기는 플레이, 또 가장 잘하는 플레이다.
황인범은 "경기에 나간다면 공격형 미드필더나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갈 것 같다. 다만 수비를 중점적으로 하는 미드필더가 아니기에 나에게 바라는 것은 아무래도 공격적으로 나갈 때 더 활동량을 가져가면서 연계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면서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는 선수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좋게 봐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첫 입성 후 인터뷰를 하는 황인범.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무엇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황인범의 마음가짐도 바꿔놓았다. 화려함보다는 조연으로서도 빛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황인범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면서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조연으로서 역할은) 내가 해야 할 플레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내가 축구 선수로서 이렇게 열심히 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팀을 위해 뛰었다. 느낀 부분이 많다. 대표팀 뿐 아니라 소속팀에서도 스스로 인정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한다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선수로서 어마어마한 성장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생애 첫 A대표팀. 황인범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들어왔다. 쉽지 않은 경쟁이 기다리고 있지만, 벤투 감독의 눈을 사로잡아 계속 태극마크를 달겠다는 각오다.
황인범은 "대표팀에 처음 오면서 나름 많이 준비했다. 마음적으로도, 몸적으로도 준비했다"면서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곳이라는 걸 알기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오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겠다. 그렇게 하루 하루 보내다보면 나에게도 10월, 11월 A매치에 좋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