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고장과 엔진꺼짐 현상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가 일부 차량 내 DPF 부품 결함을 발견하고 정부에 '결함시정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다음 주 내로 리콜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랜드로버는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 모델만 DPF를 교체하겠다고 밝혔고 차주들이 제기하고 있는 다수 모델의 DPF 문제와 엔진출력 저하, 꺼짐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 랜드로버 "DPF 결함 확인, 교체할 것"… 환경부 "리콜 승인, 곧 발표"환경부는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가 DPF(디젤 미립자 필터)에 대한 '결함시정계획서'를 제출해 리콜을 승인했다고 5일 밝혔다. 리콜은 다음주 내로 발표될 예정이다.
앞서 7월, 재규어랜드로버는 환경부에 DPF에 결함이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DPF는 배기가스 저감장치 중 하나로 디젤엔진이 내뿜는 미세먼지를 태워 제거하는 장치다.
랜드로버는 "DPF에 결함이 있었다"며 "부품 생산공정 중 DPF 필터를 DPF 유닛에 삽입하는 '캐닝프로세스' 과정에서 부품 표면에 손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결국 "결함으로 인해 필터 벽 손상 및 '필터링 성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미세먼지를 태워 제거하는 장치인 DPF는 장치 내 먼지 찌꺼기가 쌓일 경우 출력이 제한되는데 결국 필터링 문제는 치명적 결함이다. 랜드로버도 "DPF와 관련된 부품(엔진 등)을 보호하기 위해 DPF 경고등이 나타나면 차의 출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CBS 노컷뉴스는 랜드로버 고객들이 잦은 DPF 고장과 함께 심한 소음, 진동, 엔진 출력 저하는 물론 엔진 꺼짐 현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객 A씨는 "DPF 문제로 출고 3년도 안 돼 서비스센터를 10번 넘게 찾았다"며 "이후 트랜스미션을 바꿔야 했고 최근에는 엔진까지 교체했다"고 토로했다.
◇ 랜드로버 "DPF 결함, 엔진 출력 저하와 무관"…전문가 "DPF, 엔진에 영향"차주들의 불만처럼 실제로 재규어랜드로버의 DPF 제작 결함이 나타나면서 재규어랜드로버는 문제의 DPF를 정상품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랜드로버 측은 DPF 장치에 결함이 발견됐다면서도 디스커버리 스포츠에 한해 시정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차주들은 다수의 모델에서 결함이 나타나고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자료=환경부
하지만 리콜 대상을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로 제한하고 차주들이 지적하고 있는 엔진 문제와는 선을 그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랜드로버는 "해당 결함은 특정 공장에서 특정 시기에 생산한 부품만 발생한 것"이라며 "이 부품이 들어간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 모델만 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객들은 "DPF 문제는 디스커버리 스포츠 외에도 레인지로버 스포츠, 재규어XF 등 다양한 차종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 "DPF 수리 이후에 출력 저하, 심각한 진동은 물론 엔진 꺼짐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에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신고된 DPF 결함도 레인지로버 스포츠 3.0D가 3건,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가 2건으로 집계됐다.
전문가 역시 'DPF 필터링 저하가 엔진 출력 저하와는 상관없다'는 랜드로버의 설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DPF가 제대로 걸러주지 못하면 엔진출력이 떨어지고 나중엔 시동까지 꺼질 수 있다"며 "DPF와 엔진은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9년 말부터 나온 차들은 OBD-2(배기가스 자가 진단장치)가 장착돼 센서로 운행정보를 파악한다"며 "DPF가 제대로 작동을 안하면 연비나 출력에 영향을 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