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인력사무소 앞에 서있는 동료를 봤습니다"

사건/사고

    "인력사무소 앞에 서있는 동료를 봤습니다"

    [인터뷰] 28개월 무급휴직 들어간 성동조선해양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창원 FM 106.9MHz, 진주 94.1MHz)
    ■ 제작 : 손성경 PD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국장)  
    ■ 대담 : 강기성 지회장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성동조선해양지회)

     

    ◇김효영> 매각을 추진중인 성동조선해양의 노사가 '앞으로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대신 28개월 동안 무급휴직을 한다'고 합의했습니다.

    이 협상을 이끌어 낸 전국금속노조 경남지부 성동조선지회 강기성 지회장 만나보겠습니다. 지회장님 안녕하십니까?

    ◆강기성> 네, 반갑습니다.

    ◇김효영> 월급쟁이가 월급을 받지 않는다. 그것도 한 두달도 아니고 28개월.

    ◆강기성> 네. 많이 좀 어려운 결정이었고, 구성원들의 고통도 충분히 저희가 다 들었습니다.

    ◇김효영> 이렇게까지 해야 했던 이유는 뭘까요?

    ◆강기성> 노동자들에게는 사실 선택의 여지가 크게 없었습니다. 법정관리까지 온 상황이고, 정리해고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김효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강기성>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좀 듭니다.

     

    ◇김효영> 기간을 28개월로 잡은 이유는 있습니까?

    ◆강기성> 회사가 요구한 부분도 있고, 잠재적 인수자에게 고통분담의 의지, 회사를 살리겠다는 노동자들의 의지를 보여준다는 그런 의미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김효영> 생각해보면 까마득합니다. 월급쟁이에게 월급이 한 달만 밀려도 힘들텐데, 28개월이나. 성동조선 직원들이 하루하루를 어떻게 지낼까? 또 가족들한테는 얼마나 미안해 할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요.

    ◆강기성> 제가 오늘 아침에 집에서 나오는데, 그 출근길에 인력사무소가 있는데요. 그 인력사무소에 저희 직원이 서 있는 것을 제가 보고 왔습니다. 대단히 가슴이 먹먹했고 많이 아팠습니다.

    ◇김효영> 인력사무소에 서 있는 동료를 본 거군요. 아마 대부분 그렇게 일자리를 찾고 있겠죠. 김경수 경남지사가 그런 말을 했더라고요. 28개월이라는 기간을 최대한 당기기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매각이 빨리 되서 정상화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이겠죠?

    ◆강기성> 네. 우선적으로 M&A, 매각이 빨리 되어, 정상적인 수주영업활동. 그리고 물량수주를 빨리 해서 꼭 28개월이 아니라 좀 더 그 이전에 최대한 복귀 시점을, 생산의 현장에 돌아갈 수 있는 시점을 최대한 빨리 당기는 게 저희도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김효영> 잠재적 인수자가 좀 있습니까?

    ◆강기성> 얘기들은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조선업황이 빨리 돌아오면 그만큼 잠재적 인수자도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입니다. 점진적으로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희망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효영> 그렇군요. 결국은 조선업이 빨리 회복이 되어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근데 대형조선소들은 바닥을 치고 회복하는 추세가 보이고 있습니다. 국책금융기관에서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도 잘 해주고요. 그런데 중형조선소는 RG발급도 안된단 말입니다. 수주를 해도.

    ◆강기성> 예. 정부의 산업지원정책이 너무 부족했습니다. 아쉽게도 올해 초까지만으로 보면 정부의 조선산업 정책은 사실상 없었던 것 아니냐. 중형조선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정책이 아니라 결국 시장에만 맡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김효영> 그냥 알아서 생존하라?

    ◆강기성> 네네. 쉽게 이야기하면 그렇습니다.

    ◇김효영> 그래서 '정부가 중형조선소는 포기하는 것인가?'란 관측도 나와요.

    ◆강기성> 네. 2008년도 세계금융위기 이후에 중소조선소가 약 20여개 넘게 청산 또는 도산되었습니다. 금융위원장도 그런 말을 했습니다만 비올 때 우산을 빼앗지 마라. 그런데 지금 비가 올 때 우산을 뺏을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냥 옷도 벗기는 그런 상황이게 된 것이죠.

    (사진=자료사진)

     

    ◇김효영>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질문은, 정부가 중형조선소를 살리겠다는 명확한 의지표명이 없는 상태에서 국책은행은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잠재적 인수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인수를 해봤자 또 RG발급도 못 받는 것 아닌가?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고. 인수를 했다 치더라도 RG발급이 또 안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다시 어려움은 계속될 것 아닌가? 그겁니다. 그래서 김경수 지사가 이 문제를 빨리 풀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하는것 아닌가 싶어요.

    ◆강기성> 예. 정확한 말씀이시고요. 제가 성동조선을 인수하고 싶어도 사실 RG발급문제가 모호하다. 이렇게 판단이 되면 우려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사실. 그걸 샀을 때 RG발급이 안되면 결국은 나도 영업하기 힘든 것 아니냐. 그래서 이런 리스크들을 경남도 차원에서 국책은행과 중앙정부 관계부처하고 해서 긴밀하게 이야기를 해서 풀어야 되지 않느냐. 김경수 지사께서 중형조선에 대한 RG 발급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서겠다는 말도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김효영> 일부에서는 알아서 생존하는 것이 맞지, 언제까지 정부가 케어해야 되나? 이런 말씀을 하세요. 그러나 지역경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한 지역 전체의 생존문제가 달린 것이기도 해요. 성동조선이 통영에서 차지하는 경제적인 영향은 상당히 크지 않습니까?

    ◆강기성> 예. 사실, 지난 3월 8일 정부가 성동조선의 법정관리를 이야기할 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산업적인 측면, 지역경제 고려. 이런 이야기를 했는데 과연.

    ◇김효영> 말은 그래놓고.

    ◆강기성> 통영, 고성에서 성동조선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했는지 의문이고, 굉장히 좀 유감스럽습니다. 그만큼 통영, 고성 전체의 제조산업. 그리고 수출의 비중으로 따지면 70%, 80%정도 됩니다.

    그래서 지역경제자체가 통영, 고성지역의 경제자체는 성동조선의 어려움과 똑같이 궤를 같이하고 있고 정말 힘든 상태로 지금 와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회사근처 식당에 밥을 한 그릇 먹으러 가도 정말, 사장님들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목구멍에 밥이 안 들어갈 정도로, 그 정도로 고통스럽습니다.

    지금, 동남권 벨트를 따라서 조선산업, 그리고 전후방산업인 기자재산업까지 굉장히 전방위적으로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너무 어려워져서 굉장히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지표로도 모든 결과로도 다 나와 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김효영> 심각한 문제죠. 중형조선소 문제를 경제논리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말씀. 정리를 해봅시다. 그러면 중형조선소 문제에 대해 어떤 지원책, 대책을 세워야 된다고 주문을 하고 싶습니까?

    ◆강기성> 예.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은 RG, 선수금환급보증입니다. 경남도는 이 부분이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가장 급선무라는 판단이 되고요.

    ◇김효영> 정부는요?

    ◆강기성> 중앙정부는 저는 산업정책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의 금융중심적으로 조선산업을 바라봐서 국책은행들이 RG발급을 안해주는 겁니다. 대통령께서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약속을 하셨지만 조선산업을 회생시키겠다는 약속을 했다시피, 정말 전향적으로, 특히 조선산업의 허리와도 같은 중형조선을 조선산업의 지원정책을 좀 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될 시기가 왔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김효영> 알겠습니다. 28개월 무급휴직대상자가 모두 몇분입니까?

    ◆강기성> 조합원 570여명에 비조합원인 관리직까지 포함을 하면 약 830명입니다.

    ◇김효영> 그 분들께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습니까?

    ◆강기성> 힘든 결정, 고통스러운 결정에 동의해주신 것에 대해서 모든 구성원들에게 송구스럽다는 말씀, 그리고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이후 회사가 빠르게 정상화되어서 그 고통의 시간들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효영> 출근하는 날이 앞당겨지길, 좋은 소식으로 다시 만나 뵙길 기대하겠습니다.

    ◆강기성> 고맙습니다.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