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상도동 공사현장에서 지반이 무너지면서 인근에 위치한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6일 밤 서울 동작구 상도동 공사장에서 흙막이 벽이 무너져 주변 유치원이 크게 기울어진 사고와 관련해 이미 6개월 전부터 붕괴 위험이 예견됐다는 전문가 증언이 나왔다.
(관련 기사 : CBS노컷뉴스 18. 9. 7 상도유치원 붕괴 위험…20도 가까이 기울어)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는 7일 사고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3월 31일 상도유치원의 의뢰를 받아 현장을 조사했다"며 당시 유치원 측에 전달했다는 자문의견서를 공개했다.
이 교수는 의견서에서 "지반이 편마암으로 구성돼 있는데 안에 단층들이 있고 그 단층 안에 미끄러운 점토가 많이 들어 있어 지질이 취약하다"며 "철저한 지질조사 없이 설계나 시공을 하면 붕괴될 위험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했던 지질조사는 이런 복잡한 편마암 지형에 적합하지 않아, 좀 더 깊고 세세하게 지질조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 교수는 "시추 조사를 촘촘하게 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조사를 듬성듬성 한 것 같았다. 복잡한 편마암 지질에 맞게 흙막이를 제대로 보강해서 공사했어야 했다"며 부실 시공을 주장했다.
또 "이런 사고가 나면 비가 와서 무너졌다고들 하는데 공사를 맑은 날만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비 오는 것을 감안해서 설계해 공사하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가 작성한 의견서는 상도유치원을 거쳐 동작구청 측에도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의견서를 통해 공사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지적을 받았었다"며 "지적사항에 대해 업체 측에 조치를 하도록 하고, 조치가 완료된 것을 확인한 뒤 지난 5월 공사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