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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상도동 붕괴' 막을 수 있었던 2번의 기회

    전문업체 안전진단서 이상징후 발견
    대책회의에 구청관계자 불참…이튿날 사고 발생
    붕괴 위험성 지적하는 전문가 의견서, 구청 접수
    동작구청 "일정 문제로 불참…보강하도록 조치했다"

    7일 오전 서울 상도동 공사현장에서 지반이 무너지면서 인근에 위치한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져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붕괴사고가 있었던 서울 상도동 공사현장에서는 앞서 여러 차례 위험 징후가 감지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를 막을 수 있던 기회는 확인된 것만 최소 2차례나 있었는 데도 당국이 확실한 조처를 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예견된 인재'가 아니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서울시교육청과 동작구청 등에 따르면 사고 하루 전인 지난 5일, 상도유치원과 동작관악교육지원청, 시공사, 안전진단업체는 공사 안전에 관한 대책회의를 열었다.

    앞서 위험을 감지한 유치원 측이 안전진단업체에 용역 진단을 의뢰했는데 그 결과 이상징후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그런데 정작 시공 허가에 책임이 있는 동작구청에서는 이 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바로 다음 날 밤 사고가 발생했다.

    동작구청 측은 "5일 오전 11시 40분에 '오후 1시에 열리는 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담당 직원의 일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에는 붕괴 위험성을 지적하는 전문가의 조사 결과가 구청에 접수되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가 현장조사를 벌인 뒤 작성한 자문 의견서는 의뢰를 맡긴 상도유치원을 통해 동작구청에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의견서에는 "공사 현장의 지반은 편마암으로 구성돼 있는데, 안에 단층들이 있고 그 단층 안에 미끄러운 점토가 많이 들어 있어 지질이 취약하다"며 "기존에 했던 지질조사는 이런 복잡한 편마암 지형에 적합하지 않아, 좀 더 깊고 세세하게 지질조사를 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에 대해 동작구청 측은 시공사에 시설을 보강하라고 통보했고, 조치가 완료된 뒤 공사가 시작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5월 상도유치원 관계자 회의에서는 "구청에서 우기 때 '안전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는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측은 이런 발언이 실제로 있었는지, 있었다면 누가 했는지 등을 당장 확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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