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남성도 4년 이상 금연하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2002∼2013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에 참여한 60세 이상 남성 4만6천140명을 대상으로 흡연이 치매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의 건강검진 시기를 1차(2002∼2003년), 2차(2004∼2005년)로 나눠 흡연습관 변화에 따라 ▲ 계속 흡연자 ▲ 단기 금연자(4년 미만) ▲장기 금연자(4년 이상) ▲ 비흡연자로 구분했다.
이후 2006년부터 2013년까지 이들에 대한 추적조사를 벌여 전반적인 치매, 알츠하이머병, 혈관성치매 발병과의 연관성을 살폈다.
이 결과 장기 금연자와 비흡연자의 전반적인 치매 발병 위험은 계속 흡연자보다 각각 14%, 19%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계속 흡연자일지라도 4년 이상 장기간 금연하면 치매 발병 위험이 크게 낮아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치매의 대표 유형인 알츠하이머병 역시 계속 흡연자에 견줘 비흡연자와 장기 급연자에서 각각 18%, 15% 발병 위험이 감소하는 효과가 관찰됐다.
특히 뇌혈관이 손상돼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는 금연의 효과가 가장 컸다. 장기 금연자의 혈관성 치매 발병 위험은 계속 흡연자보다 32% 줄었는데, 이는 비흡연자그룹의 29%보다도 낮은 수치다. 다만, 연구팀은 두 그룹 간 치매 발병 위험 차이에 유의성은 없는 것으로 봤다.
박상민 교수는 "흡연이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항산화 방어 시스템의 약화를 초래하고 세포손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면서 "이에 더해 장기간 대규모 추적연구에서도 흡연과 치매의 연관성이 드러난 만큼 치매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금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임상·중개 신경학회보'(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에 지난 5일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