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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 원장 "신한류 총괄하는 범정부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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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준 원장 "신한류 총괄하는 범정부기구 필요"

    [노컷 인터뷰]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영준 원장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며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진 대표 기관 중 하나가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었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콘진원장 자리에 누가 올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난 1월 김영준 원장이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콘진원의 대외적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었다. 조직 개편과 인사를 가장 먼저 단행했고, 이어 콘진원이 지원할 각 장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냈다.

    그렇게 9개월이 지난 지금 콘진원은 초반의 어수선함은 가라앉고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는 게 외부의 평가이다. 하지만 김 원장은 9개월이 지난 지금도 미흡한 점이 보인다며, 연말에 추가 인사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자신의 9개월 활동을 '미흡'이라고 평가했다. 드러난 결과물이 없다는 이유이다. 하지만 현재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진행 중인 사업들이 있으며, 연말 정도에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장르별 육성방안에 대해 묻자, 세세한 그림보다는 큰 그림을 이야기했다. 제작 지원-인프라 구축-해외 진출-정책-교육-기업 육성을 하나의 사이클로 묶고, 이것들이 선순환 형태로 움직여야 한국 콘텐츠 산업의 진흥이 이루어질 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류에 대해서는 과거 20년간 '한류'로 칭해진 것들의 한계를 본 만큼, 이후 신한류에 대한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를 총괄하는 '범정부 기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본인은 이를 서포트하는 신한류 전도사라고 칭했다.

    그는 콘진원을 비롯해 각 부처가 진행하는 신한류 관련 작업을 한 곳에 모으고, 예산부터 지원, 진출 전략을 총괄할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한류를 관(官) 주도 형태로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신한류를 들고 가는 해외 진출 기업이 덜 시행착오를 할 수 있게, 불환경한 외부 요인에 덜 휘둘리도록 정부가 우산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의미이다. 다만 사업 규모가 다양해지고 커지는 만큼 1개 부처가 아닌 범정구 기구가 필요하다는 의미였다.

    다음은 김 원장과 나눈 1문 1답.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 취임한 지 9개월을 맞았다. 소회를 밝혀달라.
    = 대내적으로는 조직 개편과 인사, 그리고 심사평가제도 개선과 인사제도 혁신를 하는 데 바빴다. 하나하나가 굵직한 숙제라 시간이 지체됐다. 대외적으로는 예산 확보와 사업 재편을 위해 노력했다. 말 그대로 콘텐츠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국가적 어젠다를 발굴하기 위한 시간을 보냈다.

    ▶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는데, 조직에 변화가 있었다고 보나.
    = 아직 미흡하고, 턱없이 부족하다. 나 자신에게 자문했을 때 이게 내 성과라고 드러낼 게 없다고 본다. 미흡하다. 아직 진행 중인 것들이라, 올 연말쯤 지나면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 취임 후 가장 먼저 진행한 일이 조직개편이었는데.
    = 조직개편은 인사와 맞물린 하나의 틀이었다. 중점은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해 사업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틀을 장르 사업 체제로 변화시키고, 지역 콘텐츠 진흥을 위해 분리를 진행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공정상생을 위해 공정상생단도 따로 만들었다. 여기에 인사혁신과 쇄신을 위한 발탁 인사도 과감하게 했다.

    통상적으로 조직에서 강한 쇄신을 진행하면 구성원들의 반발이 강하다. 다행히 콘진원 식구들 도움을 받아 잘 넘겼다. 그게 2월이었고, 지금 6개월 지났다. 이제야 자리를 잡은 것 같지만, 아직 미흡한 점이 보인다.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서 할 계획이다.

    그리고 부원장 현 2명을 1명으로 줄이고, 줄인 1명을 상임감사로 전환시키는 방안을 부처와 협의 중이다. 아직은 개인적인 의지이지만, 꼭 필요하다고 본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 내년도 콘텐츠 분야 예산이 늘었다.
    = 1000억 정도 증가했다. 콘진원만 따지면, 200억 정도 늘어난 건데, 살펴보면 증액이라고 할 수도 없다. SOC 관련해 박물관 VR사업이 우리에게 배정된 건다. 결국 예년과 상이한 수준이다. 사실 나에게 예산 증액은 핵심이 아니다. 나는 사업 재편, 구조조정, 중복사업 정리, 사업 효율성 확대 등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국회 상임위와 잘 협조해서 예산이 잘 수립되고 집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내년 사업 중 주목할 게 있을까.
    = 예산상으로는 삭감되긴 했는데 '지역 콘텐츠 사업'이 있고, 일자리와 관련해 좋은 일자리 연결시켜주는 것, 좋은 일자리로 가기 위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이쪽은 증액됐을 것이다. 나머지는 대동소이하다. 장르별 예산은 조금씩 늘었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 지역 콘텐츠 사업이 무엇인가.
    = 예산 항목만 나와 있고, 세부 항목은 이제 짤 것이다. 내가 주장하는 건 직접 교부보다 지역 진흥원 통해 간접 교부하는 것, 또 지역 스토리, 관광, 축제와 연계한 콘텐츠를 만드는 거다. 곧 한국관광공사와도 MOU 체결해서 지역 관광과 결합된 콘텐츠를 개발하려 한다. 지역에 스토리가 무궁무진하다. '원 소스 멀티 유즈' 가능한 스토리가 있다. 지역민에게 소비되는 콘텐츠가 전국적 글로벌 콘텐츠가 될 수 있다.

    ▶ 다른 장르에 대한 육성 전략 방안은.
    = 전략적 방향은 나와 있다. 표현하자면 사업의 패키지화이다. 제작 지원-인프라 구축-해외 진출-정책-교육-기업 육성이 하나의 사이클로 움직여야 한다. 선순환 체계로 움직여야 지원과 진흥이 된다.

    각 기능과 장르가 매트릭스형 구조가 짜져야 한다. 그래서 협업을 자주 이야기한다. 가령 동향 보고서는 나오는데, 이 내용이 사업에 반영돼야 한다. 패키지로 묶고 사업 선순환하고, 대신 중복사업은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어떤 건 해외사업본부가 다룰 게 있다. 그런 건 장르 국한하지 말고 넘겨야 한다.

    이 주장에 대해 기재부도 상당 부분 동의해주었다. 그래서 내가 예산안이 늘거나 주는 게 핵심이 아니고, 원하는 방향으로 잘 정리가 됐다고 말하는 거다. 항목별로 세부사업 돌리고 구조를 짜는 건 그 다음 일이다.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일을 꼽는다면 무엇일까.
    = 요즘 나 스스로를 '신한류 전도사'라고 부른다. '신한류'는 내가 붙인 이름은 아니지만, 기존 한류을 반성하고 보완하는 차원의 전략을 가진 신한류가 필요하다.

    기존의 한류가 통상 20년쯤 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 구조가 취약했다. 장르나 진출 지역이 편중돼 있다. 때문에 외부적 요인에 쉽게 영향을 받았다. 중국 시장이 닫히면서, 그 취약한 구조가 더욱 드러났다.

    결국 자연발생적으로 커져 민간이 주도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한류를 주도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지금처럼 민간에게만 맡기는 건 안 된다. 외부 요인에 따라 연착륙이 안 되고 경착륙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면 위태로워진다.

    나는 신한류 정책을 주도하는 범정부 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건 콘진원만의 힘으로 안 된다. 소위 K푸드, K팝, K컬쳐, K뷰티 등 각 단위로 나뉜 사업들이 많다. 부처마다 한류 사업을 하는데 대부분 자기 한계가 왔다. 이제는 이를 총괄하고, 중복사업은 정리하고, 예산을 투입하고, 콘텐츠에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붙이는 등 모든 한류 사업을 효율적으로 컨트롤할 기구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 교류, 공정, 공생 공감의 가치를 붙이고 싶다. 부처가 컨트롤타워면 콘진원은 전도사 역할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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