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에 돈을 갖다 주는 것만으로는 평화를 구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국회의원 긴급 연석회의에 참석해 “대화와 타협, 경제적 지원 등은 하나의 수단이 될지 모르지만 절대로 그것만 갖고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남북경협 과정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가 국회에 판문점비준안 처리를 압박하는 것에 대한 견제로 분석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전날에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북한의 비핵화 조치 선행 없이 비준안 동의에 찬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비대위원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나마 지금 남북회담이나 (협상)테이블에 나오는 것도 돈을 줘서 나오는 게 아니라, 압박이 있기 때문”이라며 “단단한 국방력 위에 동맹국과 협력하면서 억제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곳곳에 북핵이 폐기될까 하는 의구심 갖는 사안들 너무 많다”며 “(북한이) 할 수 있는 실질적 조치들이 이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비준동의안 제출됐다. 이 부분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갖고 대처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핵물질 신고‧검증 등 구체적인 조치 없이 비준안 동의를 우선 처리하는 것이 대북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미동맹을 통해 국방력에서 우위를 점해야 북한과의 대화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또 남북정상회담 동행 관련 제안이 올 경우 수용 여부에 대해 “정당 대표들이 그렇게 (북한에) 갈 이유가 있는가 싶다"면서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거절 의사를 드러냈다.
현 정권이 판문점 비준안을 활용해 경제실정에 대한 국면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다음 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선물 보따리를 안겨줄 게 아니라, 국내 기업에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물 보따리가 필요하다면 꼭 지금이 아니어도 무방하다는 점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서둘러야 할 타이밍도 아니고 이유도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북한에 호의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한 견제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국내 기업 94%가 우리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있다”며 “경제 현실이 날로 심각해지는 마당에 현 정부가 제출해야 할 것은 비준안이 아니라 경제 개선안”이라고 말했다.
정부를 압박하기 위해 고용참사 등 경제 지표가 악화된 원인을 소득주도성장 정책으로 규정, 경제 실책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