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세계산악영화제서 선보이는 네팔 영화 '검은 닭'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제공)
울산에서 개막한 국내 유일 국제산악영화제인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 히말라야-네팔 영화만 따로 선별해 보여주는 특별관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울주세계산악영화제 측은 히말라야-네팔관에서 관련 영화 6편을 상영한다고 10일 밝혔다.
2015년 사전영화제인 프레페스티벌부터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네팔에 관심을 가져왔다. 매년 네팔 영화를 소개하고 제작지원도 병행하는 등 네팔의 삶과 목소리를 알리고자 노력했다.
히말라야 산맥 남사면에 있는 네팔은 가장 험준한 고봉이 모여있는 나라로, 모든 산악인의 성지와도 같은 곳이라고 알려졌다.
올해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는 히말라야-네팔관을 따로 마련해 히말라야 산맥 속 국가 네팔 속으로 좀 더 깊게 들어가 그들의 역사와 삶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 상영되는 네팔 영화는 '검은 닭'과 '흔들리는 산'이다.
'검은 닭'은 네팔 내전이 잠시 멈춘 2001년 한 시골 마을에 사는 두 소년의 이야기다. 왕의 방문을 기념하는 축제를 위해 마을의 모든 닭이 강매되는 상황에서, 반군에 가담한 누이가 남긴 선물인 흰 암탉을 되찾기 위한 두 소년의 여정이 펼쳐진다.
'흔들리는 산'은 2015년 4월 25일 네팔을 강타한 지진 1년 후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농사와 목축을 하며 치즈를 만들던 평화로운 마을 랑탕은 지진으로 인해 완전히 파괴됐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가족과 이웃을 잃은 슬픔을 껴안으며 삶의 터전을 다시 세우고, 영화는 걀포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그들의 삶을 보여준다.
또 단편인 '새의 해'와 '풀시리', '플루트', '호기심 소녀 A' 등 4편도 상영된다.
'새의 해'는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분노와 죄에 대한 불교적 성찰의 메시지를 전하며, '풀시리'는 참혹한 지진 이후의 상황 속에서도 순수한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웃음에 희망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플루트'에서는 내전이 끝난 후 치러지는 선거를 배경으로 한 소녀의 이야기가 펼쳐지며, '호기심 소녀 A'에서는 백인 등반자를 만난 아이들의 호기심으로 떠들썩해지는 한 산간 마을의 모습을 보여준다.
히말라야-네팔관에서는 영화뿐만 아니라 네팔을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전시도 열린다. 사진전인 '세상 가장자리에서'는 오지탐험가 겸 사진작가인 김형욱이 담은 네팔의 모습을 보여준다. 네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 전시된 그림전 '히말라야의 꿈'도 마련됐다.
또 히말라야-네팔 가상현실(VR) 영화 상영, 에베레스트 VR 체험, 히말라야 등반 과정에서 실제 사용한 산악장비 전시 등에서 네팔을 더 가까이 체험할 수 있다.
영화제 측은 "네팔을 소재로 한 영화들은 모두 네팔인 스스로의 목소리와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면서 "이번 프로그램 진행에는 주한 네팔대사관과 카트만두국제산악영화제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