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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용 반짝이 한복입고 고궁 입장하면 안되나요?"

정치 일반

    "대여용 반짝이 한복입고 고궁 입장하면 안되나요?"

    - 궁 입장료 면제.. 반짝이 퓨전 한복도 된다 vs. 안된다
    - 이벤트 원하는 젊은 층 상대로 커진 한복대여시장
    - 시대에 따라 달라졌던 한복 모양.. 전통성 기준 모호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9월 12일 (수)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권미루 작가 (한복문화활동가)

    ◇ 정관용> 한복을 입으면 고궁에 무료관람할 수 있는 거 여러분 알고 계시죠. 전통한복, 개량한복 모두 다 가능합니다. 그런데 지금 최근에 종로구청 측에서 개량한복 이게 좀 정체불명의 옷이다. 이거 무료혜택 좀 제한해야 되는 것 아니냐 이런 주장을 펴서 지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고궁무료입장은 한복의 대중화,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 시작한 건데 정작 정체불명 옷들만 퍼지면 안 된다 이런 시각이고요. 이걸 어떻게 가늠할 수 있느냐 이런 또 얘기도 있습니다. 그래서 전문가 한 분을 우선 연결하겠는데. 이분은 직접 디자인한 한복을 입고 20개 나라, 70개 도시를 여행한 한복문화활동가 권미루 작가입니다. 연결해 보죠. 안녕하세요.

    ◆ 권미루> 안녕하세요? 권미루입니다.

    ◇ 정관용> 어려서부터 한복을 아주 좋아했다면서요?

    ◆ 권미루> 네, 어렸을 때는 굉장히 특별한 옷이어서 좋았고 좀 커서는 이게 좀 요즘 되게 빨리 막 정신없이 막 지나가는 이런 삶을 살고 있잖아요. 이 상황에서 저한테 여유를 주는 옷이라서 굉장히 좋아하게 되었어요.

    한복의 전통적인 모습을 변형해 화려하게 만든 퓨전한복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에서 ‘우리 옷 제대로 입기 토론회’ 가 열리고 있다. 황진환기자

     

    ◇ 정관용> 그래서 아예 이거 좀 만들어 입고 세계 여러 나라 도시를 가봐야 되겠다, 이런 결심을 해서 그런 걸 추진하신 거예요?

    ◆ 권미루> 사실은 한복이 굉장히 불편하고 입기 힘든 실용복이라고 얘기를 하잖아요. 그러니까 실용복이 아니라고 얘기를 하는데. 저는 그래도 한복이 좋았어요.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뭐라고 저한테 걱정을 하는데 저는 제 스스로 이걸 입고 싶으니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서 여행을 떠나게 된 거죠.

    ◇ 정관용> 그래서 20개 나라, 70개 도시를 직접 디자인한 옷을 입고 가셨죠?

    ◆ 권미루> 네. 제가 직접 디자인을 하기도 하고 기성복을 사기도 하고 또 이제 한복집이나 한복 디자이너 선생님을 통해서 맞춘 옷들을 입었는데요. 사실 그전에도 뭐 한 시점에서만 입고 벗는 그런 방식은 있었지만 이 한복만 입고 하는 여행이 가능할지 좀 궁금했거든요. 그래서 추운 나라나 더운 나라 여기 상황에 맞춰서 한복을 새로이 짓게 되고 그래서 한복과 함께하는 여행이 시작이 됐습니다.

    ◇ 정관용> 히말라야 베이스캠프도 한복 입고 올라갔다면서요.

    ◆ 권미루>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게 가능했습니까?

    ◆ 권미루> 많이 걱정을 하셨어요. 안전에 대한 많이 하셨는데요.

    ◇ 정관용> 안전, 추위 이런 거죠?

    ◆ 권미루> 네, 맞아요. 일단은 신발 같은 경우에는 전통신을 신지는 못했어요, 당시에. 등산화를 신었는데 이 한복을 입고 뭐까지 할 수 있는지가 궁금한 거예요. 과연 등산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과거에 우리 이제 어머니, 할머님들도 한복을 입고 산을 오르시고 했던 그런 과거가 있는데 왜 나는 한복을 왜 이렇게 어렵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실상 한복을 입고 올랐고 체력이 문제였지 제가 입었던 옷이 문제는 아니었어요.

    ◇ 정관용> 안 추웠어요?

    ◆ 권미루> 겨울에 맞는. 그러니까 그 날씨를 미리 또 서칭을 하고 가야죠, 당연히. 그래서 누빔한복이라든지 겹쳐입는 그런 형태의 한복을 가져갔기 때문에 추위 때문에 고생하지는 않았어요.

    ◇ 정관용> 그래요. 이처럼 한복문화활동가라는 직함이 붙을 정도의 권미루 작가 입장에서는 한복 입으면 고궁 무료입장 시켜준다 이런 정책 처음 나왔을 때 아주 반가웠겠어요, 그렇죠?

    ◆ 권미루> 그전에도 한복을 열심히 입었고 궁 출입이 잦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한복을 입고도 돈을 냈죠. 당연히 감수하는 부분이었고요. 그래서 굉장히 반가웠죠. 물론입니다.

    한복의 전통적인 모습을 변형해 화려하게 만든 퓨전한복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청에서 ‘우리 옷 제대로 입기 토론회’ 가 열리고 있다. 황진환기자

     

    ◇ 정관용> 그렇죠. 그런데 그러고 나니까 좀 정체불명의 한복들. 요즘은 일종의 옛날 기생들이 입던 어우동 한복 이런 얘기도 들리는 것들이 너무 많아졌다. 눈살 찌푸려진다, 이런 한복에 대해서는 입장료 폐지 없애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권미루> 사실은 궁 근처에서 요즘 제가 편의상 반짝이 한복이라고 말씀을 드릴게요. 반짝이 대여한복이라고 말씀드릴게요. 이 한복이 한복대여 시장에서 살아남은 또 하나의 한복이라고 보는 입장이에요, 저는. 그러니까 이 한복이라는 큰 틀이 있고요. 그 안에 우리 전통성이라는 것하고 그리고 시대적인 변화가 있었고 또 그 의복을 만드는 어떤 배경 만들어 입었던 사람들의 삶의 태도. 그리고 어떤 가치관이 다 섞여 있는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 현재 많은 젊은 친구들 그리고 사람들이 소비를 하면서 일회성으로 소비를 하고 또 가성비 위주로 저렴한 찾게 되고 그런 과정이 다 있었다는 거죠. 사실 그러다 보니까 정체불명의 한복이라고 보이는 것이 어떻게 생각하면 이게 좀 뭔가 그냥 무조건 좀 틀리다, 맞지 않다. 입지 말아야 한다라는 의견이 분명히 있습니다마는 이 한복의 큰 틀을 보면 더 전통적인 한복이 있을 수 있고요. 그런 반면에 덜 전통적인 한복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 정관용> 그러니까 지금 반짝이 대여한복이라는 것도 다 대중이 선택했으니까 그렇게 많이 대여되는 거다 이 말씀인 거죠.

    ◆ 권미루> 사실은 그렇습니다. 이게 입장이 굉장히 다른데요. 대여점 입장 같은 경우에는 고객이 이러한 한복을 원하고 이런 한복을 입고 싶어하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통한복을 가져다놓아도 그걸 선택을 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이 있고요. 또 개인의 입장을 좀 살펴보자면 아무래도 일회성이고 이벤트로 입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대여, 반짝이 한복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은.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조금 단아한 색감, 비교적으로 말씀드리는 건데요. 그런 것보다는 좀 더 번쩍번쩍하고 좀 눈에 띄는 옷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라는 거죠. 그리고 젊은 친구들은 이 한복을 놀이문화의 하나로 뭔가 이벤트성, 추억 남기기로 이제 한복을 입는 경우도 많이 있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입장 차이나 상황이 좀 다르다고 봐야 되겠죠.

    ◇ 정관용> 물론 작년부터 고궁 무료입장 규정에 궁궐의 품격에 어울리는 한복착용을 권장한다 이런 내용이 추가됐다 그러고요. 이번에 종로구청에서 의견을 냈다고는 하지만 그 개량한복의 기준은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잡을 것인지. 뭐 너무 치마가 짧다면 도대체 몇 센티미터까지를 할 것인지 이건 애매하기는 하다. 어떻게 그걸 구분할 수 있느냐 이런 의견도 한편에 있고. 반면에 우리 고유 한복을 완전히 왜곡시키는 것 아니냐라고 걱정하시는 분도 있고. 어떻게 생각하세요?

    ◆ 권미루> 지금 그런 부분이 학계 교수님들 그리고 이제 정부, 지자체 모두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에요, 한복인 분들을 포함해서. 그런데 결론적으로는 현재는 모두 입 모아서 무슨 말씀을 하시냐면 대략적인 전통이라고 볼 수 있는 가이드는 있지만 명확하게 이건 전통이고 이건 전통이 아니야라고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이에요. 그건 어제 토론회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러니까 현재 한복이라고 그러니까 전통복식이라고 하면 조선시대의 의복을 얘기를 하는데요. 그게 이제 가장 연구가 많이 되었고 유물이 많이 남은 시대라서 그래요.
     
    그런데 이 시대 하나만 하더라도 초기에는 장저고리. 그러니까 저고리 길이가 길었는데 조선시대 후반에 가면서 점점 저고리가 짧아집니다. 치마도 마찬가지예요. 초기에는 저고리가 길었기 때문에 허리에서 묶었어요. 치마를. 허리치마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겠죠. 그게 점점 저고리가 짧아지니까 점점 가슴으로 위로 올라오게 되는 것이고요. 그러니까 80~90년대 한복 그러니까 붕어베레와 같은 약간 좀 오래된 그런 한복만 전통 한복이라고 보시는 분도 계시는데요. 지금 현재 우리가 말하는 일반적인 명칭의 한복에 따르면 사실은 화학섬유가 도입된 시기가 있었죠.

    ◇ 정관용> 그리고 형태도 매우 다양할 수 있다 그런 말씀이시군요. 여기까지 말씀 들을게요. 고맙습니다.

    ◆ 권미루>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복문화활동가 권미루 작가의 의견 들어봤는데요. 우리 청취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눈살 찌푸려진다, 이거 어떻게든 좀 없애자 하시는 분. 아니다. 좀 더 다양화하되 그러면서 더 예쁘고 전통적인 쪽으로 발전시키면 되지 않느냐 이런 의견도 있을 수 있고요. 한번 생각해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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