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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베테랑들 연락사무소서 해후…"덕담의 선수" 화기애애

통일/북한

    남북 베테랑들 연락사무소서 해후…"덕담의 선수" 화기애애

    공동연락사무소 중앙 현판은 북한식, 건물 간판은 남한식으로 절충
    “공동연락사무소를 넘어 서울-평양 상호대표부로 발전해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진=통일부 제공)

     

    "한완상 총재님 예전부터 기억하고 있습니다"

    1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 북측 대표로 참석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으로부터 한완상 서울대 명예교수를 소개받자 이렇게 인사했다.

    지난 2005년과 2006년 한완상 교수가 대한적십자사 총재 자격으로 수차례 방북했을 때를 떠올리며 반갑게 인사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 남북협상 베테랑들 개소식에서 반가운 인사

    이날 개소식에 우리측에서는 한 명예교수를 비롯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정세현-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이관세 전 통일부 차관 등 관록있는 민간 전문가들과 남북 협상에서 잔뼈가 굵은 '올드 보이'들이 많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도 리선권 위원장을 비롯해 전종수-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남북의 이들은 '베테랑'들은 개소식에 앞서 북측 관계자들과 오랜만에 인사와 덕담을 주고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문정인 특보는 리선권 위원장에게 "리 선생님께서는 덕담의 선수"라고 치켜세웠고, 정세현 전 장관도 "입만 열면 청산유수"라고 덕담을 주고받았다.

    이에 리선권 위원장은 "우리 조선(북한)말로 '지지고 붙고 하다'고 그러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붐비고 서로 오가고 하니 얼마나 좋습니까"라고 화답했다.

    문 특보가 다시 "그렇게 되길 리 선생께서 만들어 달라"고 하자 리 위원장은 "우리는 이미 뭐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리 위원장은 "지난 10년간 못했던 일을 몽창 하느라 했는지 기하급수적인 숫자를 연발하면서 이렇게 돼 왔다"며 "어젯밤에도 북남 군사회담해서 좋은 합의를 이뤘고, 만나면 다 좋은 합의들이 이뤄진다. 그게 모이면 북남관계 개선과 발전이라는 주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개성 방문은 11년 만이라는 조명균 장관은 기념사에서 "우리가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이곳 황해북도 개성시 봉동리는 남북관계의 역사에 여러차례 기록된 장소"라며 "2003년 6월 개성공단 착공식과, 2005년 10월 남북경제협력협의사무소 개소식, 2007년 열차 시범운행과 화물열차 운행 등 역사적인 순간들이 어제와 같이 떠오른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 중앙 현판은 북한식, 건물 간판은 남한식

    환담 후에 이어진 개소식 본 행사에서 현판제막식이 열렸는데 현판은 가로로 '공동련락사무소'라고 북한식 표기법으로 금색 양각으로 새겨졌다.

    이 현판은 1층 중앙 현관에 걸렸고, 건물 우측 상단에는 '공동연락사무소'라고 우리식으로 표기된 간판이 걸렸다. 남북한이 이렇게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

    ◇ "공동연락사무소를 넘어 서울-평양 상호대표부로 발전해야"

    개소식에 앞서 우리측 참석 인사들은 취재 기자들과 만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 의미와 기대 등을 밝혔다.

    문정인 특보는 "아주 역사적이다. 남과 북이 정상적인 국가라고 하면 사실상 국가 간 연락사무소가 세워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여기서 바로 24시간 상주하기 때문에 민간 교류면에서도 엄청나게 활성화될 것"이라며 "팩스나 전화 받는 것 없이 직접 남북 당국자들이 의사소통을 하니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세현 전 장관은 "앞으로 공동연락사무소가 각각 평양주재 연락대표부, 서울주재 연락대표부로 발전해야 한다"며 "결국 비핵화가 얼마나 빨리 잘되느냐에 달려 있어서 비핵화가 잘 되도록 한국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교량역할을 잘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종석 전 장관도 "남북정상회담이 끝나면 여기서 후속조치를 진행할 것 같은데 남북간에 다양한 교류협력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앞으로 대표부 설치로 가는데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연락사무소를 넘어서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고 개성공단도 재기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고, 바른미래당 박주선 의원도 "상시적인 남북접촉을 통해서 불신이 해소되고 신뢰관계가 구축되면서 남북관계 진전에 큰 교두보를 확보한 것이라 기대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남북이 연락사무소를 따로 운영했는데 이제 상시적인 의사소통창구가 마련됐다"며 "그래서 남북관계를 제도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북측 박명철 민경협 부위원장은 "연락사무소가 앞으로 잘되게 해야 된다. 북과 남이 다 노력하면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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