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 대형 한반도기가 걸려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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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4대 그룹 총수를 비롯해 경제계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되면서 벌써부터 남북경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대북제제가 여전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합의' 보다는 향후 제제 해제 이후 빠르게 진행될 남북경협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8일부터 2박 3일간 진행되는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 만큼이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남북경협 재개 문제다.
이번 방북 특별수행단에 이재용 삼성 부회장과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회장과 구광모 LG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포함된 점이 이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 금강산 관관을 주도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 그리고 4차산업 분야를 대표하는 이재웅 쏘카 대표,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장 등이 포함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여기다 기초소재분야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 개성공단과 관련해 신한용 개성공단기업 협회장, 경협 관련 금융지원을 맡게될 이동걸 산업은행 총재 등도 방북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남북경협 관련 주요 경제분야 인사들이 다양하게 망라돼 있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남북경협 논의가 오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제가 여전한 상황이기 때문에 남북간 섣불리 남북경협 재개를 합의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실제로 이번 정상회담에 4대그룹 총수를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의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의소리(VOA)의 논평 요청에 "모든 유엔(UN) 회원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서 금지한 '특정 분야 제품'을 비롯해 유엔 제재를 완전히 이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나라가 북한의 불법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끝내는 것을 도와야 하는 책임이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남북정상회담이 북미간 벌이고 있는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비핵화 이전에 남북간 경제협력 논의는 경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도 17일 브리핑에서 "지금 매우 엄격한 제재가 국제사회로부터 취해지고 있기 때문에 실행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사이에 상당히 뚜렷한 경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
임 실장은 그러면서 "판문점 선언 합의 내용 외에 새로운 것보다는 합의된 내용들을 좀 더 진전시켜보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오른쪽)이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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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지난 4.27 정상회담에서 "남북은 지난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번영을 이룩하기 위하여 10.4 선언에서 합의된 사업들을 적극 추진해 나가며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했다"고 합의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비핵화 합의를 통한 대북제제 해제를 전제한 것으로 실제 사업이 진행되기에는 여러 장애요인들이 존재한다.
앞서, 남북은 최근 4.27 합의 이행 차원에서 철도 연결을 위한 북측 철도 구간 상태 점검을 위한 조사를 공동으로 실시하려 했지만 UN군사령부(UN사)가 이를 승인하지 않아 무산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남북경협에 대한 원론적이고 선언적인 합의는 나올 수 있겠지만 구체적인 이행으로 가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대신, 경협에 대한 남북간 '합의'에 얶매이기 보다는 비핵화 합의 이후 경협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한 정부와 민간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4대그룹 총수가 방북단에 포함된 것 역시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들이 제제 해제 이후 빠르게 남북 경협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이 경제 협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가 있고 과학기술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 첨단중심 산업 등 분야에서 빠른 시일 내 번영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서 "경협이 이뤄지면 과거와 달리 훨씬 빠르고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