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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회담] 文 대통령 "새 선언·합의 중요치 않아" 무슨 의미?

통일/북한

    [평양회담] 文 대통령 "새 선언·합의 중요치 않아" 무슨 의미?

    남북간 군사적 대치상황 해소, 북미대화 촉진 목표
    비핵화 조치는 우리가 주도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아냐
    그간 합의 실천해 남북관계 내실 발전하는게 중요

    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18일 오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설치된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평양 첫 만남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서막이 오른 가운데 제1차 정상회담의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에 이어 두 정상간 어떤 선언이나 합의가 나올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선언이나 합의를 도출하기 보다는 기존에 이뤄진 선언·합의의 이행에 방점을 찍은 상태다.

    문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 역대 3번째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서막이 올랐다.

    문 대통령은 앞서 남북간 군사적 대치상황 해소와 북미대화 촉진 등 두 가지를 이번 회담의 주요 목표로 내세웠다.

    정상회담 하루전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첫째는 남북한 사이에서 군사적 대치 상황으로 인한 긴장과 무력 충돌의 가능성, 그리고 전쟁의 공포를 우선적으로 해소하는 것이고 둘째는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이 문제는 우리가 주도하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비핵화 조치 요구와 북측의 적대관계 청산과 안전 보장을 위한 상응조치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김정은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 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남북한이 합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것(군사적 대치상황 해소)과 그렇지 않은 것(비핵화 조치)을 구분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새로운 선언이나 합의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 역시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저는 이제 남북 간의 새로운 선언이나 합의를 더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있었던 남북 합의를 차근차근 실천하면서 남북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합의한 '6.15 남북공동선언'과 이어진 후속 실무회담 등에는 남북경협, 이산가족 상봉, 비전향 장기수 문제 해결 등은 물론이고 양국간 통일 방안까지 담겼다.

    또, 지난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간 합의한 '10.4 정상선언'에서는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 평화수역 설정·도로개설·직항로 개설 등 경제협력,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들이 총망라돼 있다.

    이처럼 역대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이뤄진 수많은 합의사항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비슷한 선언이나 합의가 나올 경우 기존과 '판박이'라는 비판만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유례없는 3차례의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두 정상이 쌓은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이제는 판박이 선언이나 합의를 또 다시 만들어내기 보다는 실질적인 이행으로 넘어가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과거 6.15와 10.4, 판문점 선언이 있었고 그 합의에 남북이 가야할 모든 것이 담겨있었다"며 "다만 아쉬운 게 합의와 선언이 지켜졌는지, 실행됐는지에 대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말씀은 구체적으로 이번에 '선언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회담에 임하는 대통령의 마음 자세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와 동시에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정치.사회.경제를 모두 아우르는 빅 이벤트를 치르며 우리 국민들이 내심 기대하는 '비핵화 조치'를 담은 선언이나 합의가 당장 나오기 어렵다는 문 대통령의 현실적인 고민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인되며 북미정상회담의 단초를 제공한 제1차 정상회담, 무산 위기의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를 살려낸 바있는 제2차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제3차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간 대화가 촉진된다면 판박이 선언이나 합의보다 더 큰 성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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