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공동선언서에 서명한 뒤 펼쳐 보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공동선언 등 남북 간 평화 합의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내부 반발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전문가 토론회에서 아주대 김흥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뿐만 아니라 미국 내 서로 다른 의견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며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어떻게 바뀔지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가이익센터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국장 역시 "현재 미국은 두 개의 줄기로 갈려 있다"며 "북핵 문제를 업적 달성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국가안보 보좌관 등 대북 강경파 등이 각기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중국 변수론'도 지적됐다.
카지아니스 국장은 "외교는 물론 무역 문제까지, 미국에게 있어 정말 큰 위협은 사실 북한이 아닌 중국"이라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시각으로 되돌아가 현재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는 '남북미'라고 얘기했지만, 결국은 관련 문제에 개입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만 당장 중국의 국제적 위상과 역량을 생각했을 때 이를 잠시 자제하고 있는 것뿐"이라며 주의를 강조했다.
세종연구소 우정엽 안보전략실장은 "모든 이해 당사국들이 같은 이해를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언급한 '핵사찰', 북한이 말하는 '미국의 상응조치' 등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비핵화 의제에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김 교수는 "북한에 대한 포격 관련 증언이 나오는 등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던 지난해에 비해 현재 상황은 굉장히 극적"이라며 "굉장히 좋은 시작과 위대한 도약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우 실장은 "김 위원장이 미국으로부터 무엇을 얻고 싶은지 명확하게 드러냈는 점에서 진척을 이뤄진 건 분명하지만, 기대에 살짝 미치지 못한 점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