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 발표를 하고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정부가 21일 발표한 '9.21 부동산 공급대책'과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공개된 입지에 대해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렸다. 반면, 비공개가 너무 많아 설익은 대책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이번 공개된 입지에 대해선 대체로 좋은 평가를 내렸다. 무엇보다 서울 구 성동구치소와 강남구 개포 재건마을 등 인기있고 매력적인 입지가 포함된 것에 대해 높은 점수를 내렸다.
또, 광명 하안과 성남 신촌, 의왕 청계, 시흥 하중, 인천 검안 등도 외곽지역으로 입지가 괜찮은 지역이라 서울의 수요를 흡수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팀장은 "공급과 관련해 구체적 내용이 언급되는 등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면서 "다양한 형태로 주택공급을 늘리는 대신에 공공의 성격을 부여하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 역시 "성동구치소와 개포재건마을 등 인기 지역이 우선적으로 포함된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은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 역시 "광명이나 의왕은 서울과 가깝고 시흥 하중도 대표 구도심으로 인프라가 갖춰졌고, 의정부 우정은 도심과 거리가 있지만 GTX노선이 지나가면 교통여건이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이번 대책이 '용두사미'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평가도 만만찮다.
무엇보다 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 서울시와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일정에 쫓겨 설익은 대책을 발표했다는 지적이다.
또, 서울 도심지역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총 11곳 가운데 9곳이 비공개인 점과, 서울과 1기 신도시 사이 약 20만호 규모의 1백만 평 이상 대규모 택지 공급 계획의 경우 연내 발표하겠다는 예고제에 그쳤다는 평가다.
직방 함영진 랩장은 "주택공급 정책의 성패는 결국 공급량과 입지가 좌우하는데 이번에 발표된 내용을 보면 총량이 작고 비공개가 많아 여러모로 실망감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와함께, 도심 내 유휴지의 임대주택 건립은 공원 및 공공지원시설(복합문화시설, 공공도서관, 청년스타트업 공간 등) 설치 등 지역편익을 원하는 인근주민의 반대여론을 극복하는게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9.21 공급대책으로 서울집값이 안정세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엇갈린 판단이 나오고 있다.
양지영 소장은 "9.13 대책과 9.21 공급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추석 이후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이지만 집값 상승폭 둔화는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추가적으로 나올 서울 9개 지역 발표와 그린벨트 해제에 대한 서울시와 정부의 협의, 그리고 하반기 금리에 따라 집갑 상승 둔화에 대한 속도와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일 팀장은 "전체적으로 매도자와 매수자의 관망세는 길어질 것으로 보이며, 팔고 싶어도 매수자가 없기 때문에 거래는 쉽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랩장은 "이번대책은 서울지역 주택공급에 대해 확실한 시그널을 주지 못했다"면서 "설익고 충분하지 않은 공급대책은 정책효과를 떨어트려 정책내성을 만들고 시장의 공급갈증을 부추겨 정부가 보완책을 다시 내놓아야 하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다만, 9.13 수요억제 대책 발표 이후 눈치보기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만큼 당분간 급등세가 진정되고 전반적으로 관망세가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