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기념 식수 후 함께 찍은 사진. 기념 식수 표지석에 '평양 방문을 기념하여, 18.9.18~21'이라고 쓰여있다.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평양 남북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우리측에 당초 2박3일이 아닌 3박4일을 제안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방북 이틀째인 지난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 앞 정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모감주나무로 기념식수를 하면서 공개된 표지석에 날짜가 잘못 새겨진 것도 북측이 문 대통령에게 하루 더 묵을 것을 요청하면서 빚어진 에피소드로 밝혀졌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남북 정상회담 뒷얘기를 전했다.
김 대변인은 "북측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백두산에 다녀와서 삼지연 초대소에 혹시라도 더 머물 수 있으니 하룻밤을 특별히 준비해 놓으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북측은) 삼지연 초대소를 비우고 대통령 일행 200여명이 하루 더 머물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또 "(북측이) 우리 쪽에도 제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쪽 사정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평양을 방문했다 20일 백두산에 오르고, 이후 삼지연초대소에서 환송 오찬을 가진 뒤 삼지연 공항을 통해 서울로 귀국했다.
19일 공개된 기념식수 표지석에는 '평양 방문을 기념하며, 2018 9.18~21,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북측이 자신들의 제안을 우리측이 받을 줄 알고 미리 준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 대변인은 "북쪽에서 호의를 갖고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혹시라도 더 머물 수 있는 여러 상황이나 사정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고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남측이 3박4일 일정 요청을 수용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어지는 유엔총회 참석과 한미 정상회담 준비에 필요한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