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등을 계기로 한 북일관계 진전 여부가 관심을 끄는 상황에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과거 죄악에 대한 반성과 사죄, 배상'을 일본에 거듭 요구했다.
신문은 26일 '과거 죄악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1875년 운요호 사건과 이후 일본의 한반도 강점 역사를 거론하며 "우리 인민은 일본이 저지른 과거 죄악에 대하여 어느 한시도 잊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문은 "오늘까지도 일본은 죄악의 역사를 부정해 나서면서 역사 왜곡과 날조 행위에 피눈이 되어 날뛰는 한편 야스쿠니 진쟈(신사) 참배와 기미가요의 제창을 장려하면서 피 비린 침략 역사를 재현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죄악에 대한 성근한 반성과 사죄, 배상을 하지 않고서는 국제사회에서 떳떳이 살아갈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지금 일본은 겉으로는 연일 조일(북일) 수뇌상봉을 운운하면서…우리 공화국을 향해 추파를 던지면서 요사스럽게 놀아대고 있다"며 북일정상회담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이 매체는 "미국의 비호 두둔 하에 지역의 평화를 파괴하는 군사대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의 졸렬한 양면술책에 속을 나라는 없다"고 못 박았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최근 북일정상회담 의사를 밝히는 일본을 향해 사죄와 배상 등 과거 청산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강력하게 견지해오고 있다.
이날 게재된 글도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지만, 유엔총회를 계기로 나란히 뉴욕을 방문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회동 여부 등이 주목되는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평양에서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문재인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일본과 대화하고 관계개선을 모색할 용의를 밝혔다는 점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