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 관계에 대해 "북한은 중국과 미국의 패권양상을 잘 알고 이득을 취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너무 낭만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 연석 의원총회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이 약속을 어길 경우, 제재를 다시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라고 하는데 북한은 철없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로서 나름대로 체계와 전략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현 정부가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북미 대화 분위기 조성에 속도를 내는 것에 대한 견제로 보인다.
김 비대위원장은 "남북관계에서 평화를 부정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평화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편히 잘 살기 위해서 있는 것인데, 이것이 아니라면 강제된 평화고 불안한 평화"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우리가 북핵을 지고 평화라고 말할 수 없지 않느냐”며 “평화 체제의 구축은 반드시 핵폐기와 같이 가야 하는데 이걸 두고서 평화의 방관자라고 이야기하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이 북한의 선(先)비핵화 조치를 전면에 내건 것을 두고 여당에서 나온 ‘방관자’라는 비난에 대한 반박이다. 비핵화에 방점을 두고 '평화'의 의미를 재정립하면서 평화 이슈와 동시에 견제 역할을 병행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된 군사합의 조치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정부는 피로써 지켜온 서북도서 NLL의 해병대 장병 전력을 한순간에 무력화시키고도 평화 안보만 외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되는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며 "연평해전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폭 사태가 무색할 정도로 현 정부는 NLL을 일순간에 놓아버렸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진정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통한 진정한 한반도 평화를 추구한다"며 "국민적 공감과 국회 차원에서의 아무런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대통령이 NLL을 정상회담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손 놓아버렸다는 사실은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남북의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북한과 서해 NLL 관련 군사 합의를 한 것이 우리 측의 일방적인 손해라는 의미다.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미국에 가서는 대한민국이 일사분란하게 자신을 따르고 있다는 식으로 미국 대통령 앞에서 자기가 김정은에게 들은 이야기를 다하고 있다"며 "한마디로 우리 국민을 경시하고 무시하는 태도"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안보를 포기한 남북정상회담에서의 군사합의서 내용을 대한민국 최고의 군사전문가로부터 내용을 파악하고 입장을 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양정상회담을 계기로 형성된 정부와 여당이 주도하는 분위기를 견제하기 위해 군사‧안보 분야에서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