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실의 '비인가 행정정보 유출' 의혹과 관련, 심 의원을 추가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김용진 2차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국재정정보원의 비인가자료 유출 관련 입장'을 밝히는 공식 브리핑을 열고 "심 의원을 정보통신망에서 처리·보관되는 타인의 비밀 누설과 행정정보의 권한 없는 처리를 금지한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불법적인 자료의 외부 유출 및 공개가 계속 반복돼 심재철 의원을 사법기관에 추가 고발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여지껏 국회의원, 보좌진이 정부 정보시스템 자료를 무단 열람·다운로드해 고발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심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가 업무추진비(업추비)를 사용할 수 없는 시간대나 요일에 2억 원 이상의 업무추진비를 썼다고 주장했고, 이에 청와대 측은 곧바로 반박헸다.
김 차관은 "심의원실 보좌진들이 정상적인 방식에 따라 로그인(접속)했지만, 이후 비인가영역에 비정상적인 방식을 사용해 접근하고 비인가자료를 불법적으로 열람·취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비정상적 접근방식의 습득경위 △비인가 정보습득의 불법성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 △불법적 행위의 계획성․반복성 을 이번 사건의 쟁점으로 꼽으면서 "검찰의 수사과정을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심 의원실의 보좌관들을 고발한 이유에 대해서는 "해당 시스템은 2007년 개통한 후 1400명 이상이 사용했지만 이러한 유출 사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단 두 번의 클릭으로 비인가자료에 접근할 수 있다는 심 의원실의 주장과 달리 5단계 이상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불법성을 인지할 충분한 기회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만약 심 의원실의 주장대로 우연히 비정상적인 접근방식을 습득했다면 이를 재정정보원에 알려 개선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심 의원실은 오히려 비인가 자료 접근방법을 습득한 직후로 추정되는 지난 4일과 5일 신규 ID까지 발급 받은 뒤 일주일 동안 190여회에 걸쳐 약 48만 건의 자료를 조직적·반복적·집중적으로 자료를 다운로드 받았다는 점도 문제삼았다.
김 차관은 "기재부, 국세청 등 심재철 의원이 소속된 기재위 소속기관 뿐만 아니라, 대통령비서실 및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무총리실, 법무부, 헌재·대법원 등 헌법기관과 함께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도 포함한 37개 기관의 지난해 5월 이후 자료가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통일·외교·치안 활동 관련 정보나 국가안보전략, 보안장비 등 국가 주요 인프라 관련 정보 등이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차관은 "심의원실 보좌진 3명에 대한 고발에도 불구하고 심재철 의원은 무단으로 획득한 자료를 즉각 정부에 반환하지 않는 것은 물론 오히려 그 자료를, 사실을 제대로 확인도 않은 채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제3자에게 공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 의원 측이 폭로한 청와대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용에 대해서는 "정부구매카드는 업무추진비 뿐 아니라 각종 기관운영비, 수용비, 여비 등이 있는데 이를 뭉뚱그려서 밝혔다"고 지적했다.
또 심야시간대나 휴일, 공휴일의 업무추진비 사용에 대해 '비정상시간대'라고 주장한것도 "관련 지침 상에도 이러한 시간대에는 카드 사용이 금지되는 것이 아니라 제한할 뿐, 불가피한 사유나 업무상 필요가 있는 경우 지출하되 소명하도록 됐다"고 해명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17일 정부 부처의 예산 편성·집행·결산과 관련한 자료를 인가를 받지 않은 채 무단 유출한 뒤 돌려주지 않는다며 심 의원실 보좌진 3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21일 심 의원 보좌진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 한국재정정보원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 측은 지난 18일 해당 자료 입수과정을 시연하며 해킹 등 불법성 없이 자료를 취득했다고 주장하고, 기재부를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