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미쓰백' 스틸컷)
"변신이나 도전이 아니라 아동학대 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해 선택한 작품입니다."
영화 '미쓰백' 한지민의 신념은 그 무엇보다 단단했다. 세상과 맞서 잔뜩 거칠어졌지만 밖으로 내몰린 아이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민 '미쓰백' 그 자체였다.
'미쓰백'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전과자가 된 백상아와 그런 백상아 앞에 나타난 아동학대 피해자 소녀 지은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두 사람은 잔혹한 세상의 끝에서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된다.
한지민은 27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쓰백' 시나리오를 볼 때, 변신과 도전의 기회를 중점에 놓고 본 게 아니라 상아나 지은 같은 인물이 이 세상에 존재하는데 내가 지나치거나 외면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을 지키고 싶었다"며 "매체에서 아동학대 이야기를 접하지만 깊게 들여다보기 어렵다. 이 영화를 통해 다른 면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영화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실제 연기에 몰입하면서 감정적으로 힘든 지점도 많았다. 이 영화에서 '미쓰백'은 자신의 전과기록 위험성에도 불구, 끝까지 지은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지은은 지금까지 단절된 상아의 세계에 유일하게 들어선 인물이다.
한지민은 "작은 표현 하나까지도 상아다운 것이 무엇일까 감독님과 계속 얘기하며 상아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은을 학대하는 부모 역을 맡은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시나리오에 욕이 없는데도 저절로 욕이 나오더라. 정말 깊은 화남이 표출됐다. 과연 아동학대가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행동인지 아직도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지민은 지은 역을 연기한 아역배우 김시아와 가장 각별하게 호흡을 맞췄다. 김시아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보호자' 역이나 다름없었던 한지민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출했다.
김시아는 "한지민 언니가 저를 엄청 잘 챙겨줬다. 언니가 원래 예쁘지만 그런 부분이 가장 예쁘게 보인다"라면서 "가끔 지은의 감정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영화 속에는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지은이 친부와 계모에게 폭력을 당하는 장면이 수시로 나온다. 아직 아역배우인 김시아에게는 아동학대를 당하는 연기 자체가 버거울 수도 있어 제작진은 김시아의 상태를 세심하게 돌봤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이지원 감독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기에, 그 사건을 잘 표현해 관객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게 의무라고 생각했다"면서 "김시아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어려운 장면을 촬영할 때마다 상담사가 주기적으로 방문했었다.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장면을 배제하고 물리적으로, 심적으로 고통받는 아이를 느낄 수 있도록 방향을 잡았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종영한 아동학대 문제를 다룬 드라마 '마더'를 떠올리게 한다는 질문을 받자 이지원 감독은 그 유사성을 충분히 인정하면서도 '미쓰백'만의 차별점을 밝혔다.
이지원 감독은 "'마더'가 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미쓰백' 제작은 그만해야 하나 생각도 했었다. 그렇지만 제가 손을 잡아주지 못했던 옆집 아이, 시나리오 집필 과정에서 도움을 줬던 아동보호센터 직원들의 바람이 떠올라서 포기하지 않고 만들었다"고 끝까지 영화 제작을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아동학대를 다룬 다른 작품들에서 주인공이 법적 해결을 하거나 사건을 자기 뜻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전개라면 상아 캐릭터는 우리가 상상만 하던 학대 부모를 응징하거나 정말 피해 아동과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 실제적 노력을 한다. 캐릭터가 가진 실천력, 그리고 카타르시스에서 차별점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미쓰백'은 오는 10월 1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