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기업이 국내에서도 영향력을 과시 중인 데 대해 규제가 아닌 국내 OTT 기업 강화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언론학회는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국내 진출에 따른 미디어 시장 환경 변화 세미나'를 개최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세계 OTT 시장이 2022년까지 약 600억 달러 규모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OTT 시장도 연 50%가량 성장했지만 세계 시장에서 비중은 미미한 수준으로, 여전히 이 시장 내 미국의 위상은 절대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OTT에 기존 방송규제를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OTT는 동적이고 경쟁적인 시장이며 공적인 자원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므로 기존 방송처럼 사회적 영향력 논리로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는 OTT가 기존 유료방송을 전면적으로 대체하기보다는 일부 대체, 보완하는 모습을 보이는 만큼 글로벌 OTT가 약진한다고 해서 섣불리 규제하기보다 '웨이트 앤드 씨'(Wait-and-See)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글로벌 OTT 기업 진출에 대응할 수 있는 해결책은 규제보다는 오히려 국내 OTT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국내 미디어 사업자는 전략적 차별화, 규모 있는 콘텐츠 투자, 과감한 합종연횡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규태 순천향대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 역시 넷플릭스 등을 규제해 국내 시장을 방어하는 전략보다는 국내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유도하고 경쟁력 함양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동등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정부는 최소한의 개입을 해야 한다"며 "소수 공영방송을 제외하고 대체 관계에 있는 상품 기반 서비스는 경쟁체제로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콘텐츠의 2·3차 유통을 위한 플랫폼과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글로벌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제휴 방안을 강구하며 긴 호흡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중앙집중적이고 국가기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상파 방송과 달리 인터넷은 새로운 픽션 형식을 실험하는 공간이 돼줬다"며 정치·미학적 실험의 웹드라마, 팬 문화와 연동된 크라우드 펀딩에 기댄 새로운 제작방식, 모바일 드라마 등이 한국 드라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