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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리용호 유엔총회 연설에 '진전된 비핵화 의지' 담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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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北리용호 유엔총회 연설에 '진전된 비핵화 의지' 담길까

    • 2018-09-28 15:07

    북미 돌파구 모색속 29일 '공개 메시지'…구체조치 언급은 어려울듯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협상에 조금씩 돌파구가 열리는 가운데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조만간 유엔 총회장 연단에서 발신할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은 뉴욕 현지시간으로 29일 북한 대표로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리 외무상의 이번 연설은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과 유엔총회를 무대로 한 남·북·미 3각 대화를 통해 북미간 협상 동력이 새롭게 마련된 시점에 나오는 북한 당국의 공개 메시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건넨 '올리브 가지'에 북한이 내놓을 '공개 답신'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용기'에 감사를 표하는 등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주목되는 부분은 리 외무상이 비핵화 문제에 대해 어느 정도 수준의 언급을 내놓으며 미국에 '화답'할 것이냐다.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26일 뉴욕 회동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다음달 4차 방북이 합의됐고,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도 공식화되는 상황을 볼 때 최근 북미가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열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시점에 리 외무상의 연설에 비핵화 의지 표현이 담긴다면 북미 협상에 긍정적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리 외무상이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수준보다 구체적으로 비핵화 관련 입장이나 조치를 밝히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9월 평양 공동선언'에 서명한 후 "조선반도를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했다"고 육성으로 말한 바 있다.

    리 외무상의 발언도 김 위원장이 이미 밝힌 비핵화와 북미대화에 대한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6·12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한 이행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통해 '북미관계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발신하면서 협상 분위기를 이어가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리 외무상이)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 내용 이상으로 언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북미관계에 대한) 미래지향적이고 전향적인 부분들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도 "(비핵화 관련 구체적 내용은)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분히 이야기가 됐고 실무 회담으로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리 외무상의 언급은 원론적인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회원국들이 모인 자리인 만큼 리 외무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완화·해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 가능성이 크다.

    리 외무상은 26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도 각각 회동을 가졌는데, 중·러 외교장관은 다음날 장관급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양무진 교수는 "자신들이 비핵화를 결단하고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데 상응하는 유엔 차원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리 외무상의 연설은 북미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았던 지난해와 비교할 때는 확연히 다른 기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그는 유엔총회 연단에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완전 파괴'를 거론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투전꾼',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악통령'(악의 대통령) 등 인신공격을 쏟아내기도 했다.

    한편, 북한 매체는 리용호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동은 물론 중·일·러 외교장관들과의 회동 사실을 아직 보도하지 않고 있다. 비핵화 문제를 놓고 한반도 주변국들의 긴밀한 접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다소 신중을 기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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