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지역 병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은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한 달 동안 3건이나 발생해 '수액주사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 낮 12시쯤 60대 여성 A씨와 B씨 등 2명은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N의원에서 '마늘주사'로 불리는 건강보조제성 수액주사를 맞았다.
이 가운데 A씨는 이날 30여분 동안 수액주사를 맞은 뒤 구토와 거동불가 등 이상증세를 보이다 쓰러져 종합병원인 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4일 만인 7일 오후 5시9분쯤 숨졌다.
B씨도 같은 증세를 보여 길병원 중환자실에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20일 퇴원했다.
이들은 당시 길병원으로 옮겨진 뒤 패혈성 쇼크(패혈증) 진단을 받았다. 혈액배양검사에서는 그람 음성균의 일종인 '세라티아 마르세센스'(Serratia marcescens)가 검출됐다.
경찰은 A씨를 숨지게 하고 B씨를 다치게 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로 N의원 병원장 이모(38)씨 등 의료진을 수사 중이다.
의료진이 투약 과정에서 오염된 의료도구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N의원을 압수수색해 이씨와 간호사 2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또 최근 마늘주사와 수액을 제조한 제약회사에는 약물 혼합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요청했다.
이달 13일에는 인천의 한 개인병원에서 장염 증상으로 수액 주사를 맞은 50대 여성이 숨졌다.
인천 부평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25분쯤 인천시 부평구의 한 개인병원에서 수액 주사를 맞은 C(54·여)씨가 심정지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C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대형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신고 20여분 만인 오후 6시42분쯤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C씨는 이날 오후 5시50분쯤 장염 증상으로 개인병원을 찾아 항생제와 위장약을 섞은 수액 주사를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씨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수액 주사를 놓는데 관여한 의료진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 중이다.
26일에는 인천 연수구 종합병원에서 D(41)씨가 주사를 맞고 숨졌다.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D씨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연수구 종합병원에서 주사를 맞은 뒤 의식을 잃었다가 2시간 30분만에 숨졌다.
D씨는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설사와 복통 증상을 보여 병원을 찾았다가 해열‧진통제 계열 주사를 한 대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씨의 시신부검을 의뢰하고 의료진 과실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사를 맞고 사망하는 사건이 잇달아 의료과실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 부검 결과와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정확한 사망원인을 알려면 좀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