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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바른미래, 북핵 이견으로 또 '쩍' 소리

    김관영 발언 도화선 "판문점 선언, 군사분야 합의 비준 검토"
    모레 의총서 격론 예고…남북국회회담 前 당론확정 가능할까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바른미래당은 오는 2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또 다시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추석민심을 토대로 판문점선언과 남북 군사분야 합의 등 1, 3차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국회) 비준 동의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자"고 말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이 문제를 놓고 김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당 출신과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간 넘어서기 힘든 견해 차이가 생겨났다. 국민의당 출신들은 총선 전 민주당을 탈당한 세력이 주축이고, 바른정당 출신들은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을 탈당한 의원들이다.

    이념적 배경이 다른 양쪽 진영 출신들 간 정체성 논란이 이번에도 재연되는 셈이다.

    ◇ '평양 유람' → '군사합의 비준'…對北입장 '오락가락'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김 원내대표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지난 26일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의 국회 비준을 논의하자고 제안하면서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해 상당한 환호를 보내는 것이 사실"이라고 민심을 해석했다.

    이는 '평양 유람' 지적 등 우려를 피력했던 3차 남북회담 전 그의 입장과 비교하면 한미회담을 거치면서 상당 부분 변경된 것이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북한 비핵화의 실질 성과를 주문하며,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의 전제조건을 달았었다.

    손학규 대표는 3차 남북회담의 결과에 대해 "먹을 것 없는 요란한 잔치"라고 지적했고, 김삼화 대변인은 평양선언에 대해 "실망스럽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경협을 통해) 대북 제재를 위배하겠다는 것으로 비출지 우려된다"며 혹평한 바 있다.

    정부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 역시 한 차례 변경된 입장이었다. 손 대표는 취임 직후 '판문점 선언 비준 협조' 입장을 밝혔다가 내부 반발에 직면했었고, 김 원내대표는 비준 동의에 앞선 결의안 추진 입장을 냈다가 역시 반발을 샀다. 불과 한 달 사이에 '비준 협조' → '보여주기식 남북회담' → '군사분야 합의까지 비준'으로 오락가락 널뛰기를 한 셈이다.

    국민의당 출신의 한 의원은 29일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도부의 대북관계 견해가 급변한 배경에 대해 "당내 호남 출신 의원들이 북한 문제 관련해서 강경 기조로 나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그것이 반영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여당에 우호적인 호남여론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김 원내대표는 국회 비준 문제를 다시 꺼낸 이유와 관련, "2차 북미정상회담이 있게 된다면 상당 폭의 비핵화,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 다시 나도는 분당설(分黨說)…"보수로부터 강한 반발 살 것"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지도부의 입장 변화에 발끈하는 분위기다. 한 핵심 의원은 통화에서 "보수성향 의원들의 강한 반발을 사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김 원내대표의 북미회담 결과 예측에 대해선 "무엇을 근거로 그런 예상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다른 바른정당 출신 의원은 "군사분야 합의까지 거론되는 것은 원칙을 훼손했을 뿐 아니라,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당초 비핵화의 성과가 담보되면 국회 비준 문제를 논의하자는 원칙에서 비준을 먼저 거론하는 식으로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이 품고 있는 의구심은 국민의당 출신들이 정부가 짜놓은 프레임대로 '평화 대 반(反)평화'의 구도로 자신들을 배제하려 한다는 의혹이다.

    물밑 반발 기류가 생겨나면서 의총에서 다시 격론이 예상된다. 지난 의총에서도 '비준 협조' 입장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오면서 당론을 정하지 못한 바 있다.

    판문점 선언과 군사분야 합의 등 국회 비준과 관련된 이견은 당을 심리적 분당(分黨) 상태로 내몰고 있다.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언제까지 당적을 함께 할 수 있겠느냐"는 탄식이 사석에서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당론을 정해야 하는 시간은 다가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 28일 문희상 국회의장 차원에서 추진 중인 연내 남북국회회담에 참석할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의 국회의장 격인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은 27일 문 의장에게 보낸 답신에서 "이 기회에 나는 귀측 국회에서 논의 중인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비준 동의 문제가 하루 빨리 성사되길 바란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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