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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은 학교!'…사립유치원도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마땅

교육

    '유치원은 학교!'…사립유치원도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마땅

    [고삐 풀린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품으로]⑤
    유아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 "유치원은 학교이다" 명시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 쓰지 못할 이유 없어
    예산 있는 곳에 감사 있다…사립유치원 예외조항은 특혜

    사립유치원에 매년 2조원이 넘는 돈이 정부 누리과정예산으로 지원되고 있다. 그럼에도 학부모들의 원비 부담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정부 예산 집행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국회의원들과 교육부 관료, 법조인들도 노골적으로 사립유치원을 편든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이에 따라 CBS노컷뉴스는 '고삐 풀린 사립유치원, 학부모의 품으로' 연재 보고서를 통해 사립유치원의 회계투명성 확보 방안을 비롯한 법과 제도의 개선점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 교육부, '사립유치원 회계' 국가관리 포기
    ②사립유치원 국가 회계시스템 중단, SW 영향평가 때문이라더니
    ③ [사실은...]교육부 "사립유치원 회계시스템 도입 추진 중"이라는데
    ④'사립유치원 회계 국가관리' 실종…교육부, 약속 파기
    ⑤유치원은 학교이다,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마땅…유은혜 장관 답해야
    (계속)

    ◇유치원은 사교육으로서의 학원인가, 공교육으로서의 학교인가

     

    교육부가 사립유치원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개발을 수년 째 지연시키고 있다. 그 지연 사유로 사립유치원은 '사인'의 영역이기 때문에 국가개발 회계시스템을 강제할 수 없다는 점을 들고 있다.

    과연 그럴까? 현행 유아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는 "유치원은 학교이다"고 명시되어 있다.

    유아교육법 2조 1호에 따르면 "유아"란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의 어린이를 말한다. 2호에 따르면 "유치원"이란 유아의 교육을 위하여 이 법에 따라 설립·운영되는 "학교"를 말한다고 적혀 있다.

     

    사립학교법 2조 1호에도 "사립학교"란 학교법인, 공공단체 외의 법인 또는 그 밖의 사인(私人)이 설치하는 「유아교육법」 제2조제2호, 「초·중등교육법」 제2조 및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를 말한다고 적고 있다.

    ◇사립유치원도 똑같은 학교인데,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쓰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그럼에도 교육부 당국자는 사립유치원이 사인의 영역이기 때문에 사립유치원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개발이 민간개발 소프트웨어 시장을 침해할 소지가 있는지 영향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논리라면 사립 초중고 학교에서 쓰고 있는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에듀파인에 대해서도 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

    현재 학교영역에 있는 초·중·고(국·공립,사립)와 국·공립 유치원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똑같은 학교인 사립유치원도 에듀파인을 쓰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교육계 내부의 중론이다.

    2018년 기준 전체 유치원 9,537개 중 국공립유치원(병설 포함) 4,985개(52%) 학교가 에듀파인을 사용하고 있다. 이보다 학교 수가 적은 사립유치원 4,552개(48%) 학교는 에듀파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예산 있는 곳에 감사 있다 …사립유치원 예외조항은 특혜

    교육부 당국자들은 사립유치원이 에듀파인을 쓰지 않아도 되는 근거로 '사학기관 재
    무·회계 규칙' 53조의3을 들고 있다.

     

    이 규칙 제53조의3(지정정보처리장치에 의한 재무·회계의 처리)는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의 교비회계에 속하는 예산·결산 및 회계 업무는 교육부장관이 지정하는 정보처리장치로 처리하여야 한다. 다만, 「사립학교법」 제43조제1항에 따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인건비 및 학교운영비에 한정한다)을 받지 아니하는 학교와 유치원은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특혜 조항일 뿐만 아니라 법의 왜곡이라 할 수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립유치원에 지원하는 누리과정 예산만 한 해 2조에 육박한다. 이미 수년 전부터 학교로서의 사립유치원은 무상교육 확대 정책에 따라 누리과정예산을 비롯해 교원 인건비, 학급운영비, 교재·교구비, 급식비, 기타 비용을 국가와 지방자체단체로부터 지원 받고 있다.

    자료 제공= 교육부

     

    예산이 지원되었으면 돈이 제대로 쓰이고 있는지 지도· 감독을 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정부 예산을 지원했는데 그 돈이 국공립 유치원으로 가던 사립유치원으로 가던 간에, 그 돈이 어떻게 썼는지도 모른다는 것은 상식 밖의 얘기이다.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도입 마땅... 초중고 공·사립, 국·공립 유치원 사용 중

    국무조정실 주관 정부합동 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해 2월 발표한 '유치원· 어린이집 실태 점검결과'에서 조사 대상 95곳 중 91곳에서 부당회계 운영 609건, 205억원이 적발되었다. 무려 96%에 이른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부당회계가 적발된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2017 하반기 사립유치원 재정업무 연수' 책자.

     

    정부는 이 때 사립유치원 부당 회계 운영 개선 대책으로 사립유치원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개발을 포함한 '유아교육정보시스템 구축'을 약속했다.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인 에듀파인을 초중고(국공립과 사립)와 국공립유치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만큼, 학교영역인 사립유치원까지 에듀파인 사용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마땅하다.

    ◇사립유치원에 에듀파인 사용 못하는 이유, 검토보고서 한 장 없어

    그러나 교육부 당국은 이에 대한 검토보고서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에듀파인 확장 방안이 아닌, 별도의 국가관리 프로그램 개발 추진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하면서도 이에 대한 검토보고서 역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별도의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개발 추진으로 변경한 이후에도 사업에 착수하지 않은 채 이 예산 6억 6천만원을 2017년에 편성했다가 올해 2월 미집행으로 반납했고, 2018년 예산에도 편성했지만 올해가 석달 남은 현재까지도 집행을 미루고 있다.

    2019년 유아교육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계획에도 '유치원 입학관리시스템운영','온라인 교원평가시스템 구축·운영'만 잡혀 있을 뿐, '사립유치원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개발'은 빠져 있다.

    ◇두 방안 놓고 정책연구 수행 중…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도입 완전 폐기 근거 마련 의혹

    '사립유치원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개발'은 2014년부터 5년째 지연시킨 채, 교육부 당국은 별도의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개발이냐, 민간 개발 회계프로그램 활용이냐 두 가지 방안을 놓고 정책연구 수행 중이라고 한다.

    당국자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하지만, 그간의 맥락으로 볼 때, '민간 개발 회계프로그램 활용'쪽으로 정책연구 결과를 도출해 '국가관리 회계시스템' 도입 계획을 완전 폐기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려는 속셈으로도 읽힌다.

    2017년 12월에 '유아교육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을 향후 5개년 계획에서 제외시켜 놓고, 소프트웨어 영향평가 때문이라고 이유를 대더니, 그로부터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소프트웨 영향평가를 이제 착수하려고 한다"는 게 당국자의 답변이다.

    ◇유은혜 장관, 학교인 사립유치원 회계관리 어떻게 할지 답해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일 취임사에서 "유치원부터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출발선의 불평등이 없도록, 국가차원의 출발선보장 프로젝트를 도입하겠다"며 "국공립유치원 취원율 40% 확대를 차질 없이 시행하고, 유치원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국가가 기초학력을 책임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실현하려면 용어 사용부터 고쳐야 한다. 국가가 무상교육을 약속한 유치원은 법에서 정하는 "학교"이다. 따라서 사설 영리기관으로서의 의미가 강한 '유치원' 명칭은 바꿔져야 한다. 또한 국공립유치원 '취원율'을 '국공립유치원 '취학률'로 써야 한다. 이러한 개념 정립이 되어야만, 국가가 '학교'인 사립유치원까지 무상교육을 확대 지원하고, 국가관리 회계시스템을 확대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로 여겨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은혜 장관은 정당한 감사마저도 거부하며 1년 전 '집단 휴업'까지 내걸고 정부를 압박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를 상기해야 한다. 학교임에도 이익단체로서의 위세를 과시한 이 단체의 '집단 휴업' 압박 이후 석달만에 '유아교육정보시스템 구축 사업'이 교육부 계획에서 사실상 실종된 만큼, '집단 휴업' 중재자로 나선 당사자인 유 장관은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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