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8년 10월 5일 (금)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유재순 (JP뉴스 대표)
◇ 정관용> 오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 여기에 일본 해상 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게양으로 계속 논란이 됐었고 결국 일본이 자위대 파견 취소하겠다. 이렇게 통보했네요. 일본에서는 이번 사태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현지 분위기를 좀 들어봅니다. 일본 JP뉴스의 유재순 대표 연결돼 있어요. 안녕하세요.
◆ 유재순> 안녕하세요. 유재순입니다.
◇ 정관용> 일본 언론들도 이거 보도 많이 합니까?
◆ 유재순> 그렇습니다. 우선 진보 성향의 아사히나 마이니치, 도쿄 신문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보도를 하고 있는데요. 한국 정부가 오는 10월 10일부터 14일까지 제주에서 열리는 해군국제관함식에 일본 자위함대에 게양되는 욱일기 대신 일본 국기를 달고 참가해 달라는 요청에 오늘 해상 자위대가 해군 국제관함식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비교적 담담하게 보도를 했습니다.
반면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비단 오늘 보도뿐만 아니라 이번 주 내내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한국을 비난한 보도를 계속하고 있었는데요. 특히 해상 자위대 통합 막료장 가와노 가쓰토시의 “욱일기는 우리의 금기다” 또 다른 간부의, “국적을 나타내는 자위대의 함기는 주권의 상징이다. 그것을 내리라고 하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예의가 결여된 행위이기 때문에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을 강조해서 연일 산케이신문은 보도를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해군이 사용하는 깃발은 자기네 국기를 달게 되면 민간 선박하고 구분이 안 되니까 별도의 해군기를 보통 각 나라마다 두고 있는데 문제는 그 욱일기라고 하는 게 2차 대전 전범을 상징하는 바로 그 깃발이기 때문에 지금 국제사회가 문제를 삼고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유재순> 그렇습니다. 구 일본군을 상징하는 욱일기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일본 국민들은 그 욱일기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중국이나 한국 국민들이 욱일기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자세히 알고 있습니까?
◆ 유재순> 일본에서는 한국처럼 그렇게 정부까지 보도되거나 반응이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가령 산케이신문이나 우익 극우채널이죠. 극우 성향의 매체에서는 댓글이 1000여 개 이상 달릴 정도로 한국과 국교를 단절해야 한다. 해군 국제관함식에 절대로 참가하면 안 된다라는 극단적인 반응이 주류가 있기는 하지만 일본 전체적으로 보면 비교적 조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자료사진)
◇ 정관용> 아니, 독일은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 국가가 나서서 금지하는 법까지 만들어서 다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사실을 일본 국민들은 모르나요?
◆ 유재순>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욱일기에 대해서 구 일본 군대를 상징하는 것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이 대부분이고요. 그리고 한국처럼 문제의식을 공감하는 이들이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굉장히 많은데 비해서 공식적으로는 문제화하는 걸 꺼려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건 사회 전체 분위기가 뭔가 억압적이라는 얘기입니까?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문제의식을 갖는데 말을 못 해요?
◆ 유재순> 그게 예를 들어서 지난 9월 28일 오노데라라 이쓰노리 방청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지 않았습니까? 자위함대에 욱일기를 게양하는 것은 자위대법 등에 국내 법령에서 의무로 정해져 있다. UN해양법 조약상에서도 국가의 군대 소속인 함대의 국적을 나타내는 표식에 해당한다라는 일본 국내의 법령을 근거로 기자회견을 했는데요. 이조차도 처음으로 듣는다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그리고 한국에서 문제제기를 했던 것처럼 욱일기가 그 군대를 식민지 시대의 구 군대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해를, 동조를 하고 있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해하고 동조하는데 그럼 우리 차제에 일본의 해군기 바꿉시다하는 얘기는 못한다는 얘기이지 않습니까?
◆ 유재순> 일본 국민성이기도 한데요. 특히 아베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는 자기 개인적인 의견이라든가 공식화되는 것을 대단히 꺼려하고 있습니다. 해 봤자 아무 효과가 없을뿐더러 오히려 극우의 지지자들을 자극하는 콘크리트 지지자라 그러죠. 그런 지지자들을 자극하는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그냥 가만히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게 낫다라고 생각하는 일본인들이 대부분입니다.
◇ 정관용> 조금 아까 소개하시기를 산케이신문 같은 극우 성향 신문 기사에 댓글이 1000여 개 달리는데 한국과 국교를 단절하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요?
◆ 유재순> 그런 댓글이 아주 많습니다. 그리고 특히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좌파정권이다. 공산당이다. 그리고 한국인들은 거짓말을 일삼는다. 위안부 문제를 거론해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식의 비난을 극단적인 비난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과거 자신들의 잘못은 전혀 인정을 안 하는 겁니까?
◆ 유재순> 인정을 하지도 않을뿐더러 알려고 하지도 않죠. 우리나라의 일베와 같다고 보면 공감이 좀 빠를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아베가 이번에 3선에 성공했잖아요?
◆ 유재순> 지난 20일 자민당 총재로 다시 선출됐습니다.
◇ 정관용> 그런 정치적 환경이라고 하는 것도 분명히 영향을 미치겠죠?
◆ 유재순> 아주 큰데요. 사실 이번 자위대 욱일기 사건도 사실은 아베 정부에서는 한국 정부가 요구하는 대로 일장기를 달고 입항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말까지 사실은 나왔다고 그럽니다. 그런데 우익 지지자 성향 지지자들이 아주 극단적인 발언을 하면서 조금 전에 소개해 드렸지 않습니까? 한국과 국교를 절교해야 된다라든가 또 한국인들은 한국으로 돌아가라. 이런 식의 혐한 발언까지 나온 상태에서 예를 들어서 우익들의 압력을 거부할 경우에 자기들의 지지기반까지 허물어질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고 하는데요.
아베 수상 입장에서는 앞으로 큰일이라고 할 수 있는, 큰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북일 문제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관계, 북미관계 그리고 한일관계 그리고 북일관계를 염두에 두기 때문에 외교 문제상으로까지는 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 정관용> 외교문제로 비화시키지 않으려고 아예 안 보내겠다는 식으로 한 거 아니겠습니까?
◆ 유재순> 그렇지만 그 해상 자위대 간부들은 파견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 정관용> 물론 그렇습니다마는 욱일기 달고 오는 선박 그게 문제인데 그건 아예 안 보내겠다고 하는 건 외교 문제로 커지는 건 바라지 않는다. 이런 거죠.
◆ 유재순> 내부에서는 상당히 고심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아베 수상이 북일관계를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특히 그리고 문재인 정부가 지금 북미관계 또 북일관계도 중재자 역할을 착실히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한국 정부를 거슬리는, 신경을 거슬리는 발언과 행동에는 극도로 자제를 하고 있다고 그럽니다.
◇ 정관용> 어쨌든 지금 전반적 상황으로 봐서는 앞으로 상당기간은 일본 해군기 한번 바꿔봅시다라는 얘기는 안 나오겠군요.
◆ 유재순> 일부 시민단체들은 그런 얘기들을 공공연히 하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그것이 정부에까지는, 일본 정부에까지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수고하셨어요.
◆ 유재순> 고맙습니다.
◇ 정관용> 일본 JP뉴스 유재순 대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