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미 협상통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2박3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6일 두 번째 목적지인 러시아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최 부상은 이날 오후 2시 50분쯤(현지시간) 베이징발 아예로플로트 Su205편 여객기를 이용해 모스크바 북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귀빈실에서 30여 분간 머물던 최 부상은 오후 3시 25분쯤 대기하고 있던 북한 대사관 측 승용차에 올랐다. 모스크바 시내 남쪽의 주러 북한 대사관으로 이동한 것으로 관측된다.
최 부상은 차량에 오르기 전 러시아 방문 목적에 대해 "3자 협상하러 왔다"고 말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앞서 이날 북한 주재 자국 대사관을 인용해 "최 부상이 8일 러시아 외무차관과 양자 회담을 하고, 9일에는 러시아·중국 외무차관과 함께 3자회담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에는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아태 지역 담당 차관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 부상은 이에 따라 7일 당일치기로 방북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및 북핵 실무협상 '대화상대방(카운터파트)'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지 못하게 됐다.
대신 폼페이오 장관의 동아시아 순방에 맞서 우군인 중국, 러시아와의 양자·3자 회담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 요구 등을 포함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와 중국은 최근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완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 부상의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는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일정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이 9월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든지 아니면 별도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초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러시아 사절단 대표로 방북했던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올해 안에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