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김연지 기자의 <김연지의 it="" 인사이트="">
◇ 임미현> 정치 경제 산업 등 우리 사회를 다양하게 들여다보는 시간, 오늘은 산업부 김연지 기자의 'IT 인사이트'입니다. 김 기자. 오늘은 어떤 뉴스를 가져왔나요?
◆ 김연지> 네, 카풀 서비스를 추진하는 카카오와 이에 반대하는 택시업계의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업계의 위기감과 우버 같은 승차 공유 시장에 대한 국내 현주소를 짚어봤습니다.
◇ 임미현> 카풀이면 우리가 같은 방향으로 갈 때 함께 타는 그런 거 말하는 거죠? 그걸 카카오가 하겠다는 건가요?
◆ 김연지> 네 올해 초 카카오는 카풀업체 럭시를 인수하면서 연내 카풀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승객이 카풀앱에 자신의 위치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목적지나 방향이 같은 자가용 운전자를 연결해주는 겁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우버를 이용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 텐데요, 택시비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잡기도 쉬워 세계적으로는 이런 승차 공유 시장이 커지는 추셉니다.
◇ 임미현> 네, 하지만 택시 업계는 아무래도 반가울 리 없겠어요.
◆ 김연지> 네, 택시업계는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시작하면 이미 과잉된 택시 공급을 더 늘리기 때문에 택시기사들의 생존권을 위협한다고 주장입니다. 여기에다 카풀앱 운영이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라고 맞서는데요.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자가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용으로 제공하거나 임대·알선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는 겁니다.
전국택시조합 관계잡니다.
인서트) "카풀 자체를 반대를 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돈 받고 카풀을 하는 건 안 된다는 거죠. 이미 택시가 과잉이어서 감차를 하려는 상황인데...카풀 서비스가 허용돼 전국 2200만대 자가용이 모두 택시가 된다면 택시 기사들은 나앉게 되는 거에요"
◇ 임미현> 택시 업계 반발이 거세고, 근데 이게 불법이면 실행하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 김연지> 네, 현행법상 자가용 운전자는 돈을 받고 사람을 태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는데요, 바로 출퇴근 시간입니다. 출퇴근 시간 워낙 교통난이 심하다 보니 이때는 카풀을 허용한 건데요, 그래서 국내 대표적인 차량공유 스타트업인 풀러스, 럭시 등은 해당 조항에 실마리를 얻어 카풀 서비스를 운영해왔습니다.
◇ 임미현> 출퇴근 시간대는 솔직히 택시 잡기가 너무 힘들긴 하죠
◆ 김연지> 네 맞습니다. 카카오가 카풀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이 서비스를 내려는 것도 이 때문인데요, 카카오모빌리티 조사에 따르면 오전 8~9시 기준, 카카오 택시 호출 건수는 23만 건에 달합니다. 하지만 배차 가능한 기사는 2만 6000여 대에 불과합니다.
◇ 임미현> 거의 1/9 수준…수요와 공급 차가 상당하네요.
◆ 김연지> 네 그렇기 때문에 출퇴근 시간에는 더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낮 시간대엔 또 빈 택시가 많아서 택시 면허를 더 늘릴 수 있는 상황도 아닙니다.
◇ 임미현> 그런데 출퇴근 시간을 딱 정할 수 있나요? 직장마다 사람마다 다를 텐데요.
◆ 김연지> 네, 요즘은 특히 유연근무제가 도입됐잖아요. 그래서 카풀 1위 업체 풀러스는 이런 통근패턴 변화와 교통난 해소 등을 이유로 들면서 오전 오후에 일정 시간만 운영하던 것을 24시간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가 업계 갈등은 더 격화됐습니다. 서울시와 국토부는 법 위반 소지로 풀러스를 고발하기도 했습니다.
◇ 임미현> 그럼 카카오도 24시간 운영하겠다는 건가요?
◆ 김연지> 카카오는 일단 정부 방침을 따르겠단 입장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제는 출퇴근 시간을 무 자르듯 딱 자를 수가 없으니까 카풀 운영 시간을 정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운전자 모집부터가 힘들 거고요, 분명히 수요는 있는데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정부가 적절한 중재안을 내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임미현> 정부 입장은 어떤가요?
◆ 김연지> 사실상 택시업계 눈치 보기에 바쁜 상황입니다. 출퇴근 시간에 대한 해석을 두고 간극이 큰 만큼 양측이 이를 좁혀가야 하는데, 택시 업계는 돈을 받고 하는 카풀은 무조건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입니다. 택시 단체들은 지난 8월 중순부터 비대위를 구성하면서 카풀에 대한 논의는 일절 거부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 혁신성장본부 민간위원장으로 이재웅 쏘카대표를 선임하는 등 정부는 이미 결론부터 내놓고 논의하는 자리라며 이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건데요,
국토교통부도 택시 수급이 불균형적인 상황을 해소할 만한 방법을 강구하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어떤 안을 내놓을 수도 없고요. 카풀을 시작하면 택시업계는 카카오택시 호출을 받지 않겠다는 엄포까지 놓으면서 카카오도 당혹스러운 상황입니다.
◇ 임미현> 그럼 현재 논의는 어떻게 되고 있나요?
◆ 김연지> 국토부는 카풀 서비스가 택시 등 기존 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고, 한편으론 택시 이용에 불편이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수단도 필요한 만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차량 공유 산업을 추진하는 IT 업계에서는 '택시카르텔'이라는 말까지 나올 만큼 기득권이 워낙 세서 카카오 계획대로 연내 시행은 힘들 것이란 전망입니다.
◇ 임미현> 기존 업계의 위기감은 있지만, 소비자들 생각도 궁금한데요.?
◆ 김연지> 네 그렇습니다. 실제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5685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56%가 "카풀을 24시간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34%는 출퇴근 시간에 한정적으로 허용하자고 답했고요, "카풀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답변은 8%에 불과했습니다. 카풀은 어차피 동선이 같은 사용자끼리 연결해주니까 운전자도 나쁠 것 없고 이용자는 싸게 탈 수 있으니까 소비자들은 아무래도 카풀이 활성화되는 게 좋다는 의견입니다.
◇ 임미현> 사실 미국에선 우버가 굉장히 활성화돼있는데, 우리나라에선 이런 서비스는 힘들까요?
◆ 김연지> 차량 공유는 2030년 세계 시장 규모가 약 32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될 만큼 세계적으로 차량 공유 서비스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퇴출당한 우버는 현재 70여 개국에서 서비스 중이고, 동남아와 중국의 우버라 불리는 그랩과 디디추싱은 이용자가 현재 각각 1000만 명, 4억 명을 웃돕니다.
◇ 임미현> 우리는 규제 때문에 못 하고 있지만, 이는 세계적인 흐름이다?
◆ 김연지> 네 보편적인 추세는 분명히 맞지만, 정부는 나라마다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중국과 동남아는 불법 택시나 차량들이 워낙 많은 데다, 미국은 또 땅이 굉장히 넓잖아요. 자가용 없이는 다니기 힘들고, 넒은 땅에 비해 택시 수가 적기 때문에 차량공유산업이 활성화됐다는 건데요, 반면, 우리나라는 택시나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정착돼있어서 이런 환경을 무시한 채 세계적인 흐름이라 해서 똑같이 도입해야 한다는 건 적절치 않다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또 일각에서는 이런 규제가 오히려 국내 산업의 발전을 막는다는 주장도 나오는데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 글로벌 업체들은 아예 '택시 무인화'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운전대는 로봇에까지 넘어가고 있는데 국내만 규제해봐야 1~2년짜리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건데요,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러다간 국내 시장을 송두리째 해외 업체에 넘겨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임미현> 네 기술은 급격히 발전하고, 또 교통 환경이나 수단도 변화는 만큼 기존 산업과 신산업이 하루빨리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이네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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